미국이 저탄소 에너지정책 철회 행보를 이어갔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에너지장관 회의에서 미국 반대로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됐다. 미국은 파리기후협정을 비롯한 에너지 정책을 재검토한다는 이유로 성명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세계에서 두 번째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이 파리기후협정과 상반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국제사회에 위기감이 증폭됐다.
에너지장관 회의를 주재한 카를로 칼렌다 이탈리아 경제개발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린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파리기후협정 등 에너지 정책 재검토를 내세움에 따라 공동 성명 채택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G7 개별 장관회의는 관례적으로 회의 후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이번에는 미국 반대로 만장일치가 불가능해지자 공동 성명을 아예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지난 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주요 탄소 배출 규제를 해제하는 '에너지 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파리기후협정 이행과 상반된 행보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약속했던 기후변화 취약국 수천억달러 원조 계획도 준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량 2위 국가인 미국이 탄소배출 규제를 철폐하면 세계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유럽연합(EU) 기후행동·에너지 집행위원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모든 G7 국가가 파리기후협정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에너지 안보부터 지속가능한 에너지, 대체 연료, 아프리카 투자 등에 이르기까지 대양한 의제가 논의됐다. 주최국 이탈리아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일본 에너지 담당 장관이 함께 한 회의에서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 병합 이후 러시아와 갈등을 빚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에너지 안보 지원, 천연가스의 미래 역할 확대, 에너지 분야 사이버보안 증강 등에 대해서는 합의가 도출됐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