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계와 격차 벌어지는 AI 기술, 더 큰 관심을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인간과의 대국을 펼치고 있다.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이 새 무대다. 상대는 세계 최고수 커제 9단. 알파고가 커제를 꺾으면 바둑에서도 AI가 완전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알파고의 완벽한 우세다. 23일 열린 1국에서 한 차례도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커제는 알파고의 바둑 수준을 “인간보다 수천년은 앞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알파고가 커제를 상대로 전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측이 압도한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대결하던 때와는 또 다르다. 오직 스스로와 싸우고 학습하는 '강화 학습'만으로 나온 결과다. 세계 수준의 AI는 1년 만에 또 다른 영역을 개척했다.

반면에 국내 AI 기술은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관심이 너무 늦었다. 정부와 삼성, LG, SK 등이 협력해서 세운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도 시작 단계다. 대규모 투자도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대국 이후 이뤄짐으로써 선제 대응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규모도 턱없이 적다. 올해 정부의 AI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은 1630억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47% 늘어났지만 세부 분야에 분산 투입, 많다고 보기 어렵다. 네이버가 세운 연간 AI 분야 스타트업 투자 규모만 1000억원에 이른다.

그나마 고무되는 것은 학계·연구계에서 찾을 수 있다. KAIST는 올해 AI를 화두로 내걸었다. 교내 연구, 교육, 창업 등 모든 분야에 AI를 가미한다. AI 알고리즘은 물론 이를 활용한 각종 산업 연관 기술 성과에 전력을 기울인다. AI를 미래 과학기술 핵심으로 인식했다. 이미 구체화한 AI 기반 '10대 전략 연구 분야'도 선정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자연어 기반 질의응답 AI인 '엑소브레인'도 주목된다. IBM의 '왓슨'에는 못 미치지만 개발 후 1년도 안 돼 퀴즈대회에서 인간을 앞질렀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충실한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열등생도 우등생이 될 수 있다. 새 정부도 AI를 비롯한 과학기술 융성을 천명했다. 세계 수준의 AI 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 차원의 관심이 절실하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