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한 야권 반발로 빚어진 국회 파행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야당이 일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 없이는 '협치'도 없다는 뜻을 고수했다.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갈등도 높아졌다.
문 대통령 취임 두 달이 넘도록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법 등 시급 현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세균 의장은 10일 오전 4당 원내대표와 정기회동을 갖고 추경 등 시급한 현안 처리에 야 3당의 동참을 호소했지만 동의를 얻어내지 못했다.
정 의장은 “국민의 뜻을 살펴 (추경이) 빨리 심사되고 7월 국회 중 꼭 처리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오늘과 내일이 7월 국회가 원만하게 갈 수 있느냐의 분수령”이라며 송영무 국방부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노동부장관 후보자 임명 철회 없이는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장관 두 분의 임명은 철회하든가, 자진사퇴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국회 일정 보이콧과 관련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여당 대표가 국민의당을 죽이려는 이런 사태에서 어떤 국회 일정도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9일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양당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여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새 정부의 시급 현안도 모두 발이 묶였다.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앞서 4당 간사가 추경안 상정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예결위 전체회의에 추경안이 상정됐지만 야 3당이 심사에 불참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표류중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공청회, 12~13일 법률안 심사 소위를 거쳐 17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계획이었다.
야당은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고 국민안전처를 해체해 행정안전부 등으로 개편하는 등 일부 개정안에 반대한다. 심사가 시작돼도 진통을 피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협치의 파트너'였던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대립 각을 세우면서 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출범 두 달이 지나도록 내각 구성조차 마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추경안과 정부조직법은 야당의 무책임한 보이콧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의 교착상태는 전적으로 민심과 민생을 외면한 야당의 발목잡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