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인천교통공사가 운영 중인 지하철을 타다 공사 직원에게 붙잡혀 5만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현장에서 통보받았다.

청소년 교통카드 등을 악용해 지하철 운임을 할인받는 얌체족이 늘자, 최근 공사가 지하철 블랙컨슈머와 전쟁을 선포하며, 단속을 강화했다.
A씨가 비슷한 색깔의 아들 교통카드와 자신의 교통카드를 착각해 개찰구에서 카드를 오인해 찍은 것. 교통카드 사용 오인으로 다소 억울하게 10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통보받은 것이다.
문제는 이런 경우에도 이를 구제하거나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절차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하철을 운영 중인 공사가 단순 교통카드 오인으로 민원이 발생해도 이를 소명하거나 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전혀 마련하지 않고 최대 과태료를 부과해 논란이 일고 있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A씨는 지난 주말 아들과 포켓몬고 게임을 함께 즐기기 위해 지하철을 함께 이용해왔다. 그런데 아들이 교통카드 분실을 우려해 A씨 지갑에 자신의 교통카드를 넣어놓은 것이 화근이 됐다. 졸지에 어린이용 카드로 지하철 운임을 할인받은 블랙컨슈머가 된 것이다.
결국 A씨는 지하철 운임의 10배에 달하는 약 4만8000원 과태료를 현장에서 부과 받았다.
A씨는 카드를 오인해 잘못 찍었다며 사정을 말했지만 인천지하철공사 관계자는 단순 오인이더라도 소비자 과실이기 때문에 과태료는 무조건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결국 자신의 카드와 아들의 교통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정산내역까지 다 확인했다. 단순 오인으로 결론 났지만 공사 관계자는 과태료를 무조건 내야한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법이 그렇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했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면서 사건은 커졌다.
A씨는 “과태료를 낼테니 소명할 수 있는 절차를 가르쳐달라고 하니 공사 직원이 그런 절차는 없다고 잘라말했다”며 “CCTV에 다 찍혀있고, 여기서 그냥 돌려보내면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단순 오인 등의 실수로 10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리고, 이를 소명할 수 있는 과정도 없다는 것이다.
당시 중재에 나섰던 경찰도 지하철공사의 이 같은 일방적 행위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이 교통카드를 단순 오인해 찍은 걸로 확인됐고, 그렇다면 기본운임을 부과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고로 마무리 짓자고 했지만, 공사 관계자는 공사 규정을 들이대며 무조건 과태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A씨는 현장에서 과태료를 지불하겠으니, 해당 부서 책임자 전화번호를 달라고 요청했고, 그제야 공사 관계자는 그냥 가라고 돌려보냈다.
과태료를 부과한 공사 직원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뿐, 우리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해당 내용을 인천 교통공사에 확인했지만, 그런 지시를 내린 적 없고 해당 직원 재량이라고만 답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