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만사(世宗萬事)] 연말 세종은 매일이 '무두절(?)'

[세종만사(世宗萬事)] 연말 세종은 매일이 '무두절(?)'

○…요즘 세종은 매일이 '무두절(?)'

10월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11~12월 예산 정국까지, 세종에서 고위공무원이 자취를 감춰. 부처 고위공무원을 찾으려면 국회의사당 복도를 찾아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 세종으로 이주한 일부 고위공무원은 한동안 집에도 못 갔다고 하소연. 덕분에 직원들은 매일 '무두절'이 된 기분. 국회만 탓할 상황도 아닌 것이 각 부처가 주요 정책을 서울에서 발표하면서 본부가 서울인지 세종인지 헷갈릴 지경. 국토교통부는 합동 발표라는 이유로 부동산 정책을 매번 서울에서 발표. 직원들은 세종에 정착했는데 본부 기능은 사실상 서울에 있는 셈. 이럴 거면 뭐 하러 세종에 왔냐는 비판만 높아져.

산업부, 잇따르는 굵직굵직한 정책 '긴장의 연속'

○…연말을 맞아 산업통상자원부가 굵직굵직한 산업, 통상, 에너지 정책을 줄줄이 내놓으며 업무 긴장도가 높아져. 산업부는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국회 보고, 8차 전력수급계획, 재생에너지 3020 계획 발표에 이어 문재인 정부 산업정책 방향까지 줄줄이 내놔. 당면한 현안과 함께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사안을 처리하는 것이지만, 시한을 맞추다 보니 연말에 일이 쏠리는 분위기. 문재인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을 뒷받침할 전력수급 및 재생에너지 계획과 관련해서는 언론의 비판적인 시각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보도 해명 또는 설명자료가 뒤따라.

○...환경부 장관의 호접몽?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부임한 지 6개월. 김 장관은 부임 초기에 환경부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며 바로잡겠다고 외쳤는데, 최근에는 '환경부가 정상궤도에 자리 잡았다'고 자평. 이를 두고 환경부 공무원은 '뭐가 달라졌다는 건지'라며 싸늘한 반응. 2개월 이내에 시행하겠다던 조직개편도, 대통령이 밀어줬던 '물관리 일원화'도 뭐하나 실현된 게 없어. 변화를 외쳤지만 딱히 변한 것은 없다는 게 환경부 내부 반응. 그러다보니 환경부가 변한 것이 아니라 장관이 환경부를 이해하고 변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 김 장관의 환경부 이해도가 높아지는 만큼 오해한 것이 줄고 있다는 해석. 김 장관이 환경부를 바꾼 건지, 김장관이 바뀐 건지를 보면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꾼 건지'를 말하는 호접몽이 연상된다고.

○…답은 현장에? 현실은 책상에

정부 부처 세종이전 5년. 세종 공무원의 관계부처회의 의존도가 커져. 정책과 계획 수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목소리지만 이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상황. 올해는 '장미대선', 인수위 없는 새 정부 출범 등으로 하늘 한 번 바라볼 여유가 없을 정도. 정책 담당자가 시장 상황을 몰라 관계부처회의에서 다른 공무원을 통해 시장 목소리를 들어야 해. 연차가 낮은 공무원은 현장 경험이 없다보니 사건·사고가 발생시 담당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 사정이 이러하니 시장은 나오는 정책마다 탁상공론이라고 불만. 세종 공무원이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현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세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