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폴더블' 11월 양산...스마트폰 '뉴 폼팩터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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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인치 플렉시블 OLED에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올해 양산한다.

디스플레이를 접고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새로운 형태(폼팩터)의 모바일 디바이스다. 성장이 둔화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올 11월 양산키로 결정했다. 이번 사안에 밀접한 복수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그동안 개발해 오던 폴더블 스마트폰 프로젝트를 최근 양산 과제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양산 과제가 됐다는 건 출시를 결정했다는 뜻이다. 삼성은 세부 생산 일정까지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3월까지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하고 9월에 패널을 제조할 계획이다. 이어 11월에는 최종 완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실제 제품 출시는 12월이나 내년 초로 점쳐진다.

제품 세부 내용도 나왔다. 삼성 첫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7.3인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유력하다. 디스플레이가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다. 평소 스마트폰으로 쓰다가 화면을 펼치면 태블릿이 되는 형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조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맡는다. 접힌 자국이 남지 않고, 접었다 펼 때 가운데가 들뜨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작동하도록 디스플레이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와 관련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에서 프라이빗 전시 공간을 마련해 주요 고객사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은 2007년 애플 아이폰 출시로 대중화됐다. 만 10년이 지난 이제 스마트폰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8년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지난해 중국 레노버에서도 시제품이 공개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의 최초 출시 업체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은 세계 1위이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다. 또 수년 전부터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을 축적, 제품 완성도 기대감이 높다. 세계 전자업계에서 삼성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삼성 폴더블폰이 스마트폰을 뛰어넘어 태블릿 시장까지 흡수하는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삼성은 그동안 경쟁사가 갖추지 못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앞세워 변화를 선도했다. 2013년 10월 세계 최초로 화면이 휘어진 '갤럭시라운드'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 양면이 구부러진 '엣지' 제품까지 완성도 있는 스마트폰으로 세계 시장에 플렉시블 바람을 일으켰다. 폴더블 스마트폰 또한 바람을 일으켜 신시장을 창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한 단계 높은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성능과 가격 모두 기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초프리미엄'을 타깃하고 있다”면서 “제품에 걸맞은 성능, 디자인, 사용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부 양산 일정까지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양산이나 출시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사업 전략 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