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41>새로운 창업 트렌드 소셜벤처에 주목하라

[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41>새로운 창업 트렌드 소셜벤처에 주목하라

최근 국제사회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창업 형태를 꼽자면 '소셜벤처'를 꼽을 수 있다. 소셜벤처는 통상적으로 일반 기업과 같이 이익 창출을 추구하면서 이와 동시에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 아래 설립된 스타트업을 말한다. 하지만 소셜벤처는 아직까지 학술적으로 명확히 정의가 확립된 개념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기업은 아닌 기업을 지칭하면서, 일반 벤처기업에 비해 사회적 공익 실현을 보다 직접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을 통칭한다. 물론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소셜벤처에 대한 별도의 정의 내지 구분을 두지 않은 채 사회적 기업의 범주 아래 두고자 하는 국가들도 있다.

현재 소셜벤처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단연 유럽이다. 유럽은 2015년 기준으로 대략 200만개에 해당하는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 종사자 수는 1450만명으로 유럽연합(EU) 전체 일자리 10%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사회적 기업의 규모는 EU 전체 GDP 8%를 차지하며,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규모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적지 않은 존재감을 보이고 있음에도 소셜벤처에 주목한 배경은 사회적 기업이 내포하고 있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종래의 사회적 기업은 공익 목적 달성에 치중하다보니, 회사 지속가능성과 성장성 부분에서 높은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는 단점이 확인됐다. 물론 국내 경우에도 사회적 기업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법적 근거에 따라 이익의 3분의 2 이상 재투자를 금지하고 있으며, 회사의 주요한 의사결정 역시 민주적인 절차를 유지하도록 강제해 지속가능성과 성장성 부분에서 커다란 제약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일반 벤처기업은 경제적 이윤에 집중하다보니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선도적인 소셜벤처가 보여준 경영 성과는 이미 적지 않은 성과를 확인해 주었다. 국내의 경우에도 청년층 주거 문제 개선에 관심을 두고 설립된 한 소셜벤처 회사의 경우, 서울시내 셰어하우스 57호를 운영해 입주자 350여명에게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 또 다른 소셜벤처 회사는 폐자동차 가죽시트와 에어백 등을 활용해 가방, 지갑, 신발 등을 제조해 환경보호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경력단절 여성을 고용해 사회적 분배 정의 실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한 소셜벤처 기업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던 점자단말기를 30만원대로 양산·보급해 성과를 거뒀다. 제품 출시 전에 선주문 350억원과 총 102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상에서 열거한 일련의 성과는 단순히 특정 분야 스타트업 성공스토리를 넘어 그간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한 난제를 함께 해결해 낸 성과로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소셜벤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가야할 길은 아직 먼 듯하다. 대표적으로 소셜벤처 기업에 투자해 줄 임팩트 투자자가 많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임팩트 투자자란 투자를 통해 재무적 수익을 달성함과 동시에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고 싶은 투자자 내지 투자회사를 지칭한다. 아직까지 임팩트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 내지 투자기관은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소셜벤처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관련 개념과 범위가 명확치 않아 관련 정책 지원이 완비되지 못했고, 명확한 통계자료도 부재하다. 이제 막 소셜벤처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소셜벤처를 지향하는 예비창업자가 반드시 주의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박정호 KDI전문연구원 aije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