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자문회의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경쟁력' 강화가 필수라며, 사람·기술·거버넌스 분야 6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주요 산업별로 현장 실정을 담을 수 있도록 '산업혁신전략위원회(가칭)' 구축을 제안했다. '적폐청산'이 기업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경영환경 개선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본관 총무실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내년도 산업혁신정책 추진방향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경제자문회의 의장으로,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1년 만에 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요즘 대한민국 경제 침체, 부진 등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고, 심지어는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며 “특히 산업혁신은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방안으로서 대단히 절실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은 우리 산업이 기존 전략과 정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거대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한 상태임을 지적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전환기적 기술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다 글로벌 가치사슬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독일,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주요국의 경우 국가경제 미래 전략으로서 산업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변화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혁신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 우리 산업이 처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이날 민간위원 의견을 수렴한 결과로, 사람·기술·거버넌스 분야 6가지 과제를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 확대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구축 △핵심기술에 대한 선택과 집중 △플랫폼 정부 구축 △신속하고 적극적인 규제 개혁 △기업하려는 분위기 조성 등으로 구성됐다. 핵심 기술과 관련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IoT 센서, AI분야 핵심 부품·소재·장비 등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과제별 전략 수립을 위해 산업계와 학계, 노동계, 정부 간 대화채널 '산업혁신전략위원회(가칭)' 구축도 제안했다.
이후 토론에서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일자리 창출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과 노동비용의 급격한 상승 등 비용측면의 충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산업혁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회와 유인으로, 정부는 공정한 기회와 혁신 유인 제공을 위해 경제 구조와 법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가장 큰 임무는 재벌중심 경제구조를 바꾸는 개혁과 징벌 배상 및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통한 기술 탈취 방지라는 설명이다.
김기찬 카톨릭대 교수는 대기업 중심 원가 주도형 및 투자 주도형 성장을 넘어 중소기업 중심 혁신주도형 성장으로 도약해야 한다면서 '사람 중심 혁신 기업' 모델을 제안했다. 사람 중심 혁신기업을 적극 발굴·육성하고 기업가 정신 촉진을 위한 기업 대화채널 구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회의에서 노조의 불법행위가 과도하다고 느끼는 기업이 일부 있고, 또 적폐청산이라는 것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있어 이러한 부분을 없애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추격형 경제로서 우리는 큰 성공을 거둬왔는데, 이제는 계속 그 모델로 가는 것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우리가 새로운 가치를 좀 선도적으로 창출하고 만들어내고, 산업화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그 점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선도하려면 필요한 것이 역시 혁신이고, 혁신은 사람에 대한 투자이고, 그래서 혁신 중소기업을 만들어야 하는 게 우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광두 부의장을 비롯한 16명의 민간 위원과 기획재정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정책실장 등 정무위원이 참여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