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남구민 코너스그루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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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민 코너스그루브 대표
<남구민 코너스그루브 대표>

“영화를 안 봐도 영화 OST를 듣는 것처럼 게임음악도 마찬가지예요. 게임보다 생명력이 오래 가는 게 매력이죠”

남구민 대표가 이끄는 코너스그루브는 나이키, 제일모직, LG 등 광고음악 작업도 하지만 게임 음악을 주로 제작하는 회사다. 게임음악은 게임 개발의 한 축을 이루는 핵심 요소다.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리마스터'에 오케스트라 연주를 삽입하는 등 음악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개발, 기획, 아트와는 결이 달라 전문 회사가 참여한다. 많은 스튜디오가 뛰어들며 또 다른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남 대표는 1일 “게임 화면과 잘 어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화면 정보를 침범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벗어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는 “유행하는 레트로스타일 게임은 음악이 끌어가는 것이 맞다”면서 “AAA급 게임은 정보가 많아서 뒤에서 받쳐 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게임음악은 일반적인 음악과 달리 스토리보드와 키워드 중심으로 만들어 나간다.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어떤 분위기로 만들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작곡 스튜디오 역량에 따라 게임 질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시끄러운 효과음 취급을 받든지 게임 분위기를 풍부하게 만드는지가 갈린다.

남 대표가 최근 작업한 '킹스레이드' 보컬곡이 대표적이다. 게임 이야기를 음악에 녹이기 위해 모바일 게임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보컬을 사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심지어 게임을 하지 않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첫 화면만 틀어놓는 이도 생겼다. 노래를 듣기 위해 게임에 신규 유입되는 이용자도 있었다.

남 대표는 “음악이 게임 내용과 충실하게 맞아들어 갔을 때 게임 완성도를 높여 준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컴퓨터 음향이 아닌 실제 악기 연주를 바탕으로 한 음악 작업을 선호한다. 그는 “컴퓨터로 연주를 비슷하게 할 수는 있지만 사람 손맛은 못 낸다”면서 “예산 때문에 컴퓨터로만 작업하면 결국 제살 깎아먹기”라고 꼬집었다.

국내 게임 제작 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게임음악 입지가 축소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과거 게임음악은 게임을 풍성하게 만들었다면 모바일 게임음악은 플레이를 반복할 때 거슬리지 않도록 존재감을 숨기도록 제작된다. 내러티브가 밀려났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게임 콘텐츠 변화에 멜로디가 없어지고 있어 슬프다”면서 “모바일 게임은 작업 시간이 짧아서 고민 시간도 짧아졌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테일즈위버' '마그나카르타' '라그나로크온라인' '씰 온라인' 'RF온라인' '디제이맥스' '큐라레' '모나크' '바오아시스' 등 주옥같은 명곡을 만들어 왔다. 지금도 그의 노래를 들으면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난다는 이용자가 많다.

그는 “청각은 후각 다음으로 인간 기억에 오래 남는 감각”이라면서 “좋은 음악, 건강한 음악, 10년 후에 들어도 좋은 음악을 만들 것”이라며 웃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