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활동 족쇄 '관련인 등록제' 대폭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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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보증 전면 폐지에도 기업 활동의 족쇄로 작용했던 '관련인 등록제'가 완화된다.

책임경영을 이행한 경우에는 소급해 관련인 등록을 해지한다. 기업의 혁신성장 요소를 적극 반영한 새로운 보증심사 제도도 연내 도입한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4일 열린 연대보증 폐지 진행상황 점검회의에서 “관련인 정보를 개선해 기업인 재기와 재도전 지원을 강화하겠다”면서 “책임경영을 이행하면 관련인으로 등록을 제한하고 이미 관련인으로 등록된 경우라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소급해 등록을 해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연대보증 전면폐지 도입 1년을 맞아 그간 제도 미비점 등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관련인 정보 등록제도는 연대보증 없이 보증을 받은 기업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과점주주이거나 지분율 30% 이상 최다출자자 등을 신용정보원에 관련인으로 등록하는 제도다. 신정원에 등록된 관련인 정보는 금융회사와 신용정보회사 등에 즉시 공유돼 금융거래 상 불이익이 발생한다.

관련인 정보 등록제로 인한 부작용은 최근 한 스타트업 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련 내용을 공유하면서 화제가 됐다. 정부의 연대보증 전면폐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책을 믿고 사업을 개시한 창업자는 “신용대출을 일시상환하거나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 있어 공포스럽다”고 밝혔다. 불안한 마음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심경을 토로했다.

금융위는 6월까지 '일반신용정보 관리규약'을 개정해 연대보증을 면제받은 창업자가 '책임경영 이행약정'을 준수하면 관련인 등록을 제한키로 했다. 또 이미 관련인으로 등록된 기업인에게도 약정을 준수하면 등록을 해제하는 등 소급 적용 방안도 도입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연대보증 폐지에도 지난 1년간 창업·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공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보증공급은 66조5000억원에서 67조3000억원으로 8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창업기업에 대한 보증은 25조2000억원에서 31조9000억원으로 6조8000억원이 늘었다. 저신용기업의 비중도 4.4%포인트(P) 증가하는 등 효과가 나타났다.

금융위는 연대보증 폐지에 따른 기업여신 관리 증대에 따라 보증시스템도 고도화한다.

우선 연구개발비와 지식재산권, 기술인력, 연구 관련 자산 등 혁신성장 요소를 통계로 점수화해 보증심사에 반영하는 신(新)보증심사를 연내 도입한다. 또 기업 상거래 신용지수 페이덱스(Paydex)를 도입한다. 상거래 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중소기업 상거래 신용을 판별하기 위한 지표다. 매입·매출 발생빈도와 지급결제 신용도 등 개별 신용평가사(CB)의 데이터를 융합한 지수다. 내년 중 도입이 목표다.

이 밖에도 신용정보 실시간 반영 시스템과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신규 보증상품도 출시해 연대보증 폐지에 따른 기업 보증 시스템 전면 혁신을 추진한다.

김 부위원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업 경영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과 이용, 미래성장성 예측 등이 더욱 용이해질 것”이라면서 “기술발전을 금융시스템 혁신에 효과적이고 적극 활용해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4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연대보증 폐지 진행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24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연대보증 폐지 진행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