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어음'에 주목하는 P2P…나인티데이즈 1000억원 돌파

개인간(P2P) 금융 업계가 '전자 어음 할인'에 주목하고 있다.

기관 중심으로 추진되던 신규자금지원(DIP) 금융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상품 등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에 주력했던 P2P시장 후발업체를 중심으로 기업간 거래(B2B)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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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인티데이즈가 출범 23개월만에 누적대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나인티데이즈는 코스콤과 스타뱅크가 공동출자한 한국어음중개의 P2P금융 플랫폼이다. 기업이 거래대금으로 받은 전자어음을 은행권 할인이 어려울 때 중금리 투자상품으로 온라인에 공개한다.

전자어음 할인은 전자어음 액면금액에서 만기일까지의 이자를 공제하고 어음을 매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761억원이 상환됐으며, 건수로는 총 3214건의 대출이 집행됐다.평균 수익률은 8.10%를 기록했다. 한 번 투자한 고객 중 80%가 재투자했다. 연체율은 5.8%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현재 시점 대출 잔액에서 30일 이상 연체된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나인티데이즈 관계자는 “건당 취급액이 큰 부동산과 달리 이번 1000억원 돌파는 건당 3000만원의 대출이 몇 천 건이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여러 건의 데이터가 쌓이면 빅데이터로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인티데이즈뿐 아니라 P2P업계가 전자어음 할인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정부 기관, 은행, 대부업체, 증권사에서 주로 취급하던 전자어음에 크라우드펀딩을 결합, 중금리(최저 연 5%, 평균 12%)로 제공한다. P2P 전자어음 상품은 다른 기관 상품과 달리 온라인으로만 취급이 가능하다.

최근 나이스그룹도 나이스비즈니스플랫폼을 출범하고 매출채권과 전자어음 유동화를 위한 P2P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중소영세사업자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매출채권과 전자어음을 합리적인 할인율로 짧은 기간에 유동화한다.

520조 규모의 전자어음 시장이 P2P를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도 열리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전자어음 발행규모는 519조7160억원에 달했다. 은행을 통한 전자어음 할인 규모는 19조928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편중 현상으로 지적 받던 P2P업계에 '전자 어음 할인'이 주요 항목으로 자리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기업은 은행권에서의 여신이 동결되는 등의 애로사항을 겪었다”며 “전자 어음 할인 P2P상품은 민간이 추진하는 DIP 금융이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