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국내증시 시가총액 100조원 증발...코스닥 3.21%, 코스피 1.51% 하락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중간 무역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6일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1900선을 내줬고, 코스닥 지수는 3% 하락했다. 무역분쟁 격화에 한국 증시의 수익성 대비 기업가치는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지며 휘청이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51% 하락한 1917.5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직후 10분만에 쏟아진 매물에 코스피 지수는 장중 1891.81까지 밀리며 1900선을 내줬다. 오후 한때 1948.53까지 상승했지만 결국 외국인과 개인투자자 매도세에 전일에 이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3.21% 하락한 551.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도 오전 중 540.83까지 밀려난 이후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결국 오후 들어 이어진 개인의 매도세에 3% 이상 하락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와 미중 무역분쟁 확전 등 외부 변수로 인한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10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날아갔다. 지난달 31일 이후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총 72조4869억원이 날아갔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26조878억원이 빠졌다. 4거래일만에 약 98조원에 이르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이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하회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신흥국 대상 패시브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적 시각을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출렁이자 금융당국에서도 긴급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를 열고 최근 증권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단기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손 부위원장은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른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을 이미 준비해 놓고 있다”면서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에 이르기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 중에서 시장 상황에 적절한 정책을 취사선택해 신속·과감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도 모니터링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금감원은 이날 임원회의를 열어 시장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외국인 투자동향 및 공매도 등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거래소도 이날 개장 직전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즉시 시장운영대책반을 꾸려 가동에 들어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