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 벤처펀드 5조 돌파 기대…'제2 벤처붐' 견인한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벤처펀드 신규 결성 및 신규 투자금액작년 대비 2019년 벤처펀드 누적 증감률

올해 신규 벤처펀드 결성 금액이 사상 최초로 5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7월 한달 동안 이뤄진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만 7361억원에 이른다. 벤처캐피털 업계는 신규 자금 결성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연말 5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고 전망했다.문재인 정부가 혁신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내건 '제2 벤처붐' 정책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본격 작동하기 시작했다. 기관이 아닌 개인 단위 벤처 투자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엔젤투자 규모는 7월 현재 2000년 제1 벤처붐 당시 수준까지 바짝 다가섰다. 역대 최고 실적 경신을 눈앞에 뒀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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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 분쟁 등으로 반도체 등 우리 주력 사업과 성장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벤처펀드가 견인할 제2 벤처붐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인수합병(M&A) 활성화 등 침체된 회수 시장을 보완하기 위한 추가 활성화 대책을 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신규 벤처펀드 결성 금액은 2조556억원을 기록하며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부진했지만 지난 7월 한 달 동안 결성 금액만 상반기 월평균 결성 금액 2196억원의 3.3배에 이른다”면서 “올해 신규 벤처펀드 결성 규모도 지난해 결성 금액을 웃도는 4조8000억~5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 이뤄진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만 7361억원에 이른다. 올해 누적 신규 펀드 결성 규모는 2조5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596억원)보다 30.9% 많다.

민간 부문 출자 규모 확대 역시 신규 벤처펀드 결성 증가를 견인했다. 신규 펀드 결성 금액 2조556억원 가운데 1조5644억원은 민간 부문이 차지한다.

중기부는 신규 벤처펀드 결성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 개인 벤처펀드 출자 비중이 늘었다는 점을 꼽았다. 올해 7월까지 개인이 벤처펀드에 출자한 금액은 1519억원으로 지난해 1년 동안의 출자 금액 1306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벤처펀드 출자 금액 가운데 7.4%를 차지한다.

신규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7월까지 이뤄진 신규 벤처 투자는 총 2조3739억원이다. 상반기 벤처 투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3% 증가한 데 이어 7월에는 전년 대비 23.7%로 늘었다. 7월 한 달 만에 7.4%포인트(P) 증가한 셈이다.

올해 전체 투자 규모 역시 당초 예상한 4조원을 여유롭게 달성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총 3조4249억원의 신규 투자가 이뤄졌다.

엔젤투자 역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7월 현재 엔젤투자 금액은 지난해 5389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2000년 제1 벤처붐 당시 엔젤투자 금액 5493억원을 다음 달쯤이면 넘어설 것으로 중기부는 관측하고 있다.

신규 결성 펀드로 모은 자금 대부분은 이번에도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 또는 바이오 기업 중심으로의 투입이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ICT서비스와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벤처 투자 비중은 각각 21.74%, 27.55%에 이른다. 재원의 약 절반이 두 분야에 몰린 셈이다.

신규 투자 역시 상반기와 유사한 비중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신라젠, 티슈진 등의 영향으로 바이오 분야 투자가 다소 흔들릴 수는 있지만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등 ICT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 벤처펀드 결성과 신규 벤처투자가 동시에 역대 최고 수준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지만 정작 마땅한 회수 시장이 없다는 점은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정성인 벤처캐피탈협회장은 “신규 투자가 연일 증가하고 신규 펀딩도 늘어나는 등 벤처투자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면서도 “최근 증시 부진으로 인해 회수 시장이 완전히 죽었다는 점은 다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9개사 가운데 절반 이상 기업의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로 인해 하반기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기업 사이에서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내년으로 연기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이달 말 코스닥 상장을 계획한 캐리소프트도 IPO 절차를 개시한 지 하루 만에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과 민간 출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코스닥 시장 전반이 죽어 버린 만큼 정부가 제2 벤처붐 조성을 위해 IPO 외에도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표]2018년 대비 2019년 벤처펀드 증감률(자료-중소벤처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