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신화' 쓴 크래프톤, 콘솔 신작도 기대감 솔솔

'배그 신화' 쓴 크래프톤, 콘솔 신작도 기대감 솔솔

크래프톤 신작 '미스트오버'가 세계 최대 전자소프트웨어유통망(ESD) 스팀에서 최고 인기 2위를 기록했다. 크래프톤을 유니콘 반열에 올려놓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흥행작이 될 지 기대를 받고 있다.

13일 스팀 통계에 의하면 미스트오버는 출시 하루 만에 인기 2위에 올랐다. 비주류 장르인 로그라이크 게임이 블록버스터 포지션인 '데스티니2:쉐도우 킵'과 같은 선상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미스트오버는 위험이 도사리는 던전을 모험하는 로그라이크 RPG다. 이용자는 매번 새롭게 생성되는 던전과 시야를 제한하는 안개 속에서 고유 능력치를 보유한 8가지 캐릭터를 조작해 전략적으로 던전을 탐험한다.

크래프톤에 늘 그렇듯 미스트오버는 도전이다. 테라 이후 숱한 모바일, 가상현실(VR) 분야 도전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다가 펍지로 역전한 역사가 있다. 도전 가치와 쓴맛을 잘 안다. 과실도 그만큼 잘 안다.

펍지가 배틀로얄 장르에 대한 도전이었다면 이번에는 플랫폼에 대한 도전이다.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4, 닌텐도스위치 동시 배급이다. 스팀링크를 활용하면 모바일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 펍지보다 더 넓은 시장을 사정권에 놓는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 요구가 빠르게 바뀌고 세분되고 있어 새로운 플랫폼과 장르에 도전이 중요하다”며 “펍지, 테라에 이어 미스트오버를 콘솔 플랫폼에서 출시하면서 이러한 이해가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트오버 플랫폼 확대와 초반 순항으로 펍지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시선이 몰린다. 펍지는 '가장 빠르게 1억 달러 수익을 올린 스팀 미리해보기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대한민국 게임대상 2017' '2018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덕분에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1조1200억원, 영업이익 30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은 260%, 영업이익은 1027% 뛰었다. 고사양 펍지를 즐기기 위해 PC부품 시장에도 잠시간 활기를 돌게 했다.

크래프톤은 펍지 흥행으로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표한 한국 유니콘 기업 2위에 올랐다. 크래프톤 5조1000억원보다 평가금액이 높은 회사는 손정의 회장의 무한 투자를 받는 쿠팡(10조원) 밖에 없다. 게임 하나가 흥행이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시장 뭉칫돈이 미스트오버를 주시하는 이유다. 다만 펍지와 다르게 온라인플레이가 강조되지 않는다는 것과 커뮤니티 구성이 더디고 e스포츠 등 인접 분야 지원을 받기 힘들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크래프톤도 이를 의식하고 트위치 콘에 부스를 내며 다양한 홍보 방안을 마련했다.

게이머 평가는 펍지와 달리 갈리는 편이다. 스팀 기준 '복합적' 평가다. 62% 이용자만 만족감을 표했다. 로그라이크 장르 내에서 차별화된 전투와 일러스트가 장점으로 뽑힌다. 반면 불친절한 게임 내 가이드와 장르 대표작 '다키스트 던전'과 비교해 그다지 나은 점이 없다는 점을 다수 게이머가 지적하고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