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식재산 기반 소부장 기술자립 박차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AI 특허출원량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기술자립화 노력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하려는 노력이 국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미래 기술패권 선점을 위한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작금의 국제정세로 인해 기술자립 필요성은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기술패권의 원천은 지식재산(IP)에 있다. 주요국들이 지식재산을 무기로 산업지배력을 강화하고 미래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우리 주력산업에 영향이 큰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외국기업은 관련 기술을 앞다퉈 특허로 선점하고 있다. 생산·공정 노하우를 영업비밀로 보호해 단단한 기술 장벽을 구축, 공급망을 장악하고 후발주자 추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도 미래 산업·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지식재산 전략을 마련했다. 지식재산 기반 기술자립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4대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지식재산 기반 기술강국'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박원주 특허청장이 IP 경영 선도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기업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박원주 특허청장이 IP 경영 선도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기업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정부가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립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8월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과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 전략 및 혁신대책에 이은 후속조치인 셈이다.

△특허 기반 소재〃 부품〃 장비 기술자립 △지식재산 중심 국가 R&D 시스템 혁신 △중소·벤처기업 지식재산 경쟁력 제고 △공정경제 및 미래선점을 위한 지식재산 인프라 혁신 4대 전략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특허 빅데이터 활용 기술자립 실현

특허청은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개발(IP-R&D) 전략을 전면 적용해 중소기업 등의 소재·부품·장비 핵심품목에 대한 자체기술 확보를 집중 지원한다.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특허 선점영역과 공백영역을 확인하고 원천·핵심특허 선점과 다른 분야 특허기술 접목 등 최적 연구개발 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모든 기업·연구소의 R&D 동향, 산업·시장 트렌드 등이 집약된 4억3000만여건 기술정보를 분석해 경쟁사 특허를 회피하거나 결정적 기술노하우에 대한 단서를 찾아 연구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에 R&D 성공률을 높이고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현재 일정규모 이상 소재·부품·장비 분야 응용·개발연구 과제에 대해 IP-R&D를 수행하도록 정부 R&D 관리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앞으로 다른 분야 R&D 과제로 확대를 검토·추진할 예정이다.

또 핵심품목에 대한 특허분석으로 국내외 대체기술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고 해당 정보가 필요한 기업에 제공해 공급선 다변화를 통한 소재·부품·장비 수급 안정성을 높인다.

조기 기술자립이 어려운 품목은 특허분석으로 발굴한 해외 대체기술 정보를 기업에 제공해 기업인수합병(M&A)이나 특허매입, 라이선싱 등 기술이전으로 연계되도록 지원한다.

이밖에 인공지능(AI) 기반 '국가 특허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특허 빅데이터를 수집·가공·분석한다.

AI가 분석한 유망기술 발굴, 산업별 트렌드와 위기신호 탐지 등에 대한 정보를 중소기업에 제공해 민간 특허 빅데이터 활용을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지식재산 중심 국가 R&D 시스템 혁신

특허 빅데이터로 혁신기술 발굴을 지원한다.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 5대 산업분야 특허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민간과 각 부처에 제공해 R&D 기획에 반영토록 한다.

앞으로 AI,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등 17대 신산업 분야와 가전·석유화학 등 10대 주력산업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미세먼지, 화재진압, 생활방사선, 생활용품, 감염성질환 등 5대 사회현안에 대해서도 특허 빅데이터 분석으로 기술적 해결방법을 마련한다.

민간 R&D 결과가 원천·핵심특허 확보로 이어져 강력히 보호될 수 있도록 IP-R&D 전략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AI,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 스타트업·벤처기업과 대학·공공연에 IP-R&D를 집중지원 한다. 정부 R&D 기획-선정-수행-평가 등 전주기에 특허 빅데이터 활용체계를 구축해 효율성과 성과도 극대화한다.

기존 소수 전문가 주관적 R&D 과제 기획방식도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시장수요 중심 객관·효율적 방식으로 전면 재편한다. R&D 과제 선정단계에 특허 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하고 유사 주제의 R&D 과제라도 이전과 다른 특허 개발이 예측되는 경우 다른 과제로 판단토록 중복성 판단기준을 보완한다. 또 R&D 과제단계에서 IP-R&D를 수행해 우수기술을 선별하고 국내외 특허출원을 집중 지원한다. R&D 과제 평가도 질 중심의 특허 성과지표에 의해 이뤄지도록 평가체계를 정비키로 했다.

◇중소·벤처기업 지식재산 경쟁력 상승

지식재산 금융 규모를 올해 7000억원에서 2022년 2조원대로 대폭 확대해 중소·벤처기업 경쟁력을 높인다.

중소기업이 지식재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투자받는 것이 일상화되도록 한다는 게 목표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은행 리스크 경감을 위해 회수전문기구를 신설하고 무형자산 담보활용도를 높인 일괄담보제를 도입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한다.

또 창의적 아이디어·기술 기반 혁신창업을 활성화하고 해외 특허 확보 등을 지원해 지식재산 기반 글로벌 강소기업을 집중 육성한다.

우선 특허심사관, 시장전문가가 협업을 통해 혁신특허 창업기업을 발굴해 사업화 컨설팅, 투자유치기회 등을 제공한다. 이후 지역지식재산센터와 전담보육기관이 이공계 대학원생 창업팀의 지식재산경영, 아이템검증, 제품개발을 지원하는 등 지식재산을 통한 혁신창업을 돕는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스타트업·중소기업에 대한 해외특허 확보지원을 2020년 1800건으로 확대하고 IP 출원·수익화지원 펀드와 IP 창출·보호 펀드를 조성해 시장가치가 높은 해외특허에 대한 민간투자를 유도한다.

특허공제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특허 출원과 분쟁 비용 등에 대한 부담도 완화한다.

해외에서 중소기업 기술보호와 한류 부당편승 방지 범정부 대응 협의체와 피해기업 TF를 운영해 국가별 실태조사, 현지대응, 외교적 협력활동도 전개한다.

박원주 특허청장이 IP 경영 선도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기업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박원주 특허청장이 IP 경영 선도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기업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공정 경쟁질서 확립

공정경제와 미래선점을 위해 지식재산 인프라 혁신에도 나선다. 기술탈취를 근절하고 혁신기업 지식재산 보호를 대폭 강화하는 등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이 제값 받는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이 목표다.

특히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상표와 디자인을 포함한 지식재산 전반으로 3배 징벌배상 제도를 확대하고 특허침해 손해배상액 상한도 침해자 이익전액으로 현실화한다.

미래 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지식재산 혁신 인프라도 구축한다.

AI, 빅데이터 등 융·복합기술 전담 심사조직을 신설하고 심사투입시간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적정화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선점을 위한 심사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특허와 영업비밀 관련 침해소송 초기에 침해자와 피침해자가 증거자료를 상호 교환하는 디스커버리제도 도입을 추진해 혁신기술에 대한 지식재산 보호를 강화하고 분쟁 조기해결을 촉진한다. 이밖에 지식재산 혁신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특허청 명칭, 기능 등 개편에 관한 협의도 추진키로 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