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과세, 연초 뜨거운 감자로 부상...업계 "시장 빙하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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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과세 논의가 새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암호화폐 과세' 발언이 나오면서다.

정부는 올해 7월 공개하는 세법개정안에 암호화폐 과세에 관한 법적 근거와 과세 대상을 명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실질적인 과세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암호화폐 거래 침체기 여부가 이 같은 정책 도입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내국인도 비트코인 등 거래에 따른 수익이 나고, 이를 포착한다면 과세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17년 말부터 '내국인 가상화폐 소득세 과세'를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 국회에서 2~3년간의 국정감사 때 마다 '암호화폐 과세공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암호화폐 거래로 얻은 소득에 소득세를 매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올해 7월 발표될 세법 개정안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만일 세법개정안이 마련된 이후 입법절차에 있어 차질이 없다면 올해 소득분에 대해 내년부터 과세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정부의 과세 추진은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소득은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쟁점은 암호화폐의 '자산' 인정여부다. 암호화폐가 자산으로 포함되면 내국인에 대한 소득세 과세도 수월해진다.

홍 부총리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 G20에서 화폐가 아닌 자산이라고 정의를 내렸다”면서 “자산으로 볼 경우 후속법률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가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소득세를 매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국제 회계기준 상의 가이드라인이나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기준에 따라 화폐가 아닌 '자산'으로 규정한다는 전제에서 실질적인 과세 논의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외 세제를 기반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호주 등 상당수 국가도 자산으로 보고 과세한다.

미국 국세청은 기본적으로 암호화폐는 자산의 일종이라는 입장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달러화 등 법정화폐로의 전환이 가능해야 세금이 매겨진다.

일본은 암호화폐로 발생된 수익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독일, 영국, 스위스 등 금융에 특화된 일부 나라가 자국에서 통용되는 세법에 맞춰 관련 정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는 점이다.

특금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암호화폐를 일종의 '자산'으로 규정해 이를 취급하는 업체(거래소)를 등록하게 하고 거래자 실명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누구에게 얼마만큼을 과세해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해 투자자에 대한 과세가 본격화되면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고 염려한다.

국내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 시장이 과거에 비해 침체중인 상황에서 사실상 규제가 더해진 것”이라고 토로했다.

<표>암호화폐 과세에 대한 말말말! (자료:정부부처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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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