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토스, 시베리아 횡단 유럽 수출길 열었다

판토스가 구상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활용 경로. [사진= 판토스 제공]
판토스가 구상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활용 경로. [사진= 판토스 제공]

판토스가 수출 화물을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을 통해 유럽까지 잇는 길을 열었다. 주 고객사인 LG화학 배터리 수출 기간이 최대 절반 이상 줄어 공급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판토스는 TSR을 활용, 한국·중국~유럽을 잇는 정기 철도 수송 서비스 계약을 러시아 최대 철도 물류기업 트랜스컨테이너(PJSC)와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시베리아행 스팟(부정기) 철도 수송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유럽 직행, 정기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판토스는 PJSC의 국내 TSR 운송 독점 공급권을 확보했다. 주1회 블록트레인(정차 없는 급행 화물 열차) 운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토스는 북한과 국경을 마주한 블라디보스톡 인근 보스토치니 항구를 기점으로 TSR을 통해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동유럽까지 직행한다. 철도운송 거리는 약 1만1000㎞에 이른다.

판토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이 경로를 이용, LG화학이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반제품(배터리 셀)과 장비 등을 폴란드로 운송하는 시험 운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반제품이 실린 컨테이너 1개당 화물 가액은 약 40만달러(4억6400만원)에 이른다. 고가인 탓에 온도 조절 등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에 실어야 한다.

판토스는 이를 위해 러시아철도청으로부터 특수 컨테이너를 운송할 수 있는 허가를 사전에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운송 기간은 크게 단축된다. 통상 해상 운송의 경우 동유럽까지 35일에서 40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TSR을 이용하면 21~23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가격 경쟁력도 있다. 운송비는 해상 운송 대비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판토스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배터리 주요 3국 화물을 적극 유치하고, 자동차 부품·기계 등 잠재 수요 고객사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용호 판토스 부사장은 “전기차 산업이 급성장하는 시기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수출 고객사의 리드타임(운송 소요기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며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입 경쟁력을 크게 높이겠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