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덕분에…2월 ICT 수출 반등

137억4000만달러…전년대비 8.5% 증가
16개월 만에 흑자…'반짝 효과' 분석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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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16개월 만에 반등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우려해 해외 기업이 부품 확보 차원에서 주문량을 일시 늘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축배를 들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ICT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8.5% 증가한 13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ICT 수출은 2018년 11월, -1.7%를 기록한 이후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상승은 반도체가 견인했다. 반도체는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9.3% 증가한 75억1000만달러를 기록, 15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27.5% 증가한 23억8100만달러로 집계됐다.

휴대폰은 완제품 수출이 소폭 줄었지만 해외 생산량이 늘고 카메라 모듈 등 고사양 부품 수요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한 9억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는 보조기억장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87.8% 증가한 11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디스플레이 수출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 확대 등으로 플러스 전환을 기대했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량 조정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9% 감소한 1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수출은 반도체·컴퓨터 및 주변기기 등이 선방하며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한 61억9000만달러를 기록, 1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베트남에도 23억300억달러를 수출하며 12.9% 상승한 실적을 올렸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5%·14.6% 늘었다. 일본 수출은 이차전지 등이 기지개를 켜면서 12.1% 증가한 3억4000만달러로 파악됐다.

지난달 ICT 수출 반등은 코로나19로 세계 경기가 침체된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 기업들이 재고 안정 확보를 위해 반도체, 휴대폰 부품 등 주문량을 기존보다 확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해외 완성품 제조사들이 D램 단가 상승에 대비해 물량을 미리 비축해 뒀을 경우 '반짝효과'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강감찬 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은 “2월 반도체 수출이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청신호로 볼 수 있다”면서 “현 상황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덕분에…2월 ICT 수출 반등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