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주요국 통화정책대응 고려해 금리결정"...4월 금리인하설 '솔솔'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3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3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 정도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을 살피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과거 다른 감염병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12일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포함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국내경제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존 통화정책 유지에 무게를 뒀다.

2월 금통위 의결문과 비교하면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문구가 추가됐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3일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주요국도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금융·실물경제 충격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면서 한은이 다음달 9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도 커졌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봤다. 주가 및 장기 시장금리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고, 반응 정도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사례에서는 금융시장이 충격 발생 후 13거래일 이내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이번 코로나19는 한 달 반이 흘렀는데 주가와 장기금리 모두 직전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문제에도 경계심을 유지했다.

한은은 “가계대출은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확대했다”며 “가계부채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택가격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이외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한은은 12·16 부동산 대책이 가계부채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면서도 “최근 대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부동산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