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 은행권, 이자수익 확보에 '비상'

은행권 올해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내에서 사상 첫 0%대 금리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자로 발생하는 수익 비중이 큰 은행권으로선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고가 터진 직후여서 비이자 수익 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사는 순이자마진(NIM),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행권 이익 창출 능력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졌다. 세계 각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지난 16일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를 1.25%에서 0.5%P 낮춘 0.75%로 조정했다. 기준금리를 낮춰 시장은 경기침체 채무 리스크를 줄였다.

은행권으로서는 날벼락을 맞았다. 은행권에서 이자수익은 '주포'를 담당한다. 수익 비중이 가장 크다.

은행권 순이자마진(NIM) 하락도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가 자산 운용으로 획득한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한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은행 수익성 지표 가운데 하나다. NIM은 금리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금리 인하는 예대마진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국내은행 NIM은 1.46%를 기록했다. 꾸준한 감소세를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0.23%P 떨어졌다. 올해 NIM은 당초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한은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린다면 은행권 수익률 악화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금리인하로 긍정적, 부정적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은행권 수익률 감소는 필연적이라고 분석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수취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공격투자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어 수취 하락 폭은 적을 것”이라면서 “낮아진 금리에서 기업 대출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 기준금리보다 낮아지면서 추가 인하 여력은 생겼다”면서도 “우리로선 사상 첫 제로금리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부담이 있다. 기준금리 인하 외에 양적완화정책, 지급준비율 조정 등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피력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