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e스포츠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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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칼럼]e스포츠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필자는 주말이면 아이들과 축구, 달리기, 얼음땡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밖에서 한참 뛰어놀다 집에 돌아오면 인터넷방송을 통해 프로게이머들이 행하는 e스포츠 영상을 아이들과 함께 보곤 한다.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게임을 보고 또 그 게임을 함께 플레이하는 것은 이제 그렇게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다.

20년 전 '스타크래프트'가 처음 나왔을 때는 '하는 게임' 시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보는 게임' 시대가 도래했다. 직접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남의 플레이를 보는 것을 즐길 수 있다.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달성한 프로선수들의 게임플레이를 보는 것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2018년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리그 글로벌 결승전) 시청자는 약 1억명이라고 한다. 2019년 기준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은 불과 2년 뒤 약 2배 가까운 성장을 통해 약 3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e스포츠는 게임에 이은 또 다른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회도 이와 같은 e스포츠 발전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이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지원하려 한다.

e스포츠는 이와 같이 부가 가치가 높지만 콘텐츠 저작권의 귀속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다. 산업이 발달할수록 이 같은 논의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

e스포츠는 축구·야구와 같은 전통 스포츠와 다르게 해당 종목을 개발한 '게임 개발사'가 명확하게 존재한다. 원천 소스에 대한 저작권이 분명하게 있다. 저작물이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 저작권이란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자를 각각 말한다.

게임 개발사는 해당 게임을 구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W)를 창작해서 개발한다. 이에 따라 해당 게임과 관련된 소스코드, 음악저작물, 영상저작물 등 해당 게임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순간 게임사에 있는 견고한 '저작권'은 균열이 나기 시작한다.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 장면은 게임이 제작된 범위 내에서의 움직임일 뿐 새로운 창작성이 더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 장면과 관련된 저작권도 게임 개발사가 독자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추세다. 즉 이용자 플레이에 대한 저작권도 게임사에 귀속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입장은 대부분 게임사들이 견지하고 있다.

반대 주장은 이용자에게 게임 플레이에 대한 저작권이 있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서 생기는 콘텐츠에 대한 권리는 게이머에게 있다는 논리다.

게임을 실제로 하면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것은 게임 개발사가 아닌 게이머들이다. 이보다 앞서 언급한 '리그오브레전드'를 예로 들어보자.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들이 하는 게임 플레이 화면을 보면 그 자체로 상당한 창작성이 있어 보이는 부분이 다수 나타난다.

이는 원 저작물인 게임을 바탕으로 작성한 2차 저작물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2차 저작물이란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등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을 말한다. 이는 독자 저작물로 보호된다.

나아가 경제 관점에서도 프로게이머들이 롤드컵 같은 큰 게임에서 생산해 내는 e스포츠 콘텐츠는 그 자체로 상당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e스포츠 콘텐츠와 관련된 경제권을 모두 게임 개발사가 보유한다는 주장은 재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결국 게임 개발사, 프로게이머, 구단 등 e스포츠 콘텐츠를 생산하는 당사자 간의 균형 잡힌 분배 체계가 자리 잡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어떠한 산업이 꾸준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에 참가하는 플레이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필수다.

필자는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게이머로서 누구보다도 e스포츠 산업이 건전하게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향후 법률 개정 등을 통해 더욱 명확한 권리 관계가 설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성호 법무법인 비트 대표변호사 sungho.choi@vea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