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카카오·네이버 캐릭터, 북미·유럽 시장 정조준

카카오IX, 1450억·라인프렌즈, 2075억
2015년 법인 분사…작년 매출 고공 성장

국내 인터넷 기업 캐릭터 사업이 글로벌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업 독립성을 갖추고 아시아를 넘어 유럽·북미 서구권 시장까지 정조준한다.

이달 공개된 카카오IX 연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9년 145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18년 매출은 1050억원으로 약 40%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90억원에서 2019년 130억원으로 큰 폭 상승했다.

카카오 본사와 거래한 매출은 30억원으로 2018년 1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독립성을 높였다는 의미다. 그 대신 글로벌 전역에서 매출을 고루 올렸다. 카카오IX는 2019년 중국·홍콩·북미·영국 법인 매출을 새로 추가했다. 모두 신규 수익원이다. 지난해 일본 법인 매출도 8억원에서 20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네이버와 라인의 캐릭터 산업을 전담하는 라인프렌즈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라인프렌즈에 따르면 이 회사의 2019년 글로벌 브랜드 매출은 2075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독립 법인 분사 4년 만에 무려 452% 성장한 것이다. 라인프렌즈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소재로 한 BT21 브랜드를 운영하는 등 기존 리테일 사업에서 도전적인 시도로 성장해 왔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015년 각각 라인프렌즈, 카카오IX(당시 카카오프렌즈)를 분사하며 캐릭터 사업을 시작했다. 라인프렌즈는 일본, 카카오IX는 한국을 각각 거점으로 성장했다. 라이언(카카오), 어피치(카카오), 브라운(라인), BT21(라인) 등 독자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다. 인형 캐릭터를 파는 것을 넘어 학용품, 문구, 의류, 장난감 등 여러 분야로 상품 종류를 확장했다.

양사는 2018년 이후 글로벌 진출을 시도했다. 라인과 카카오톡이 모두 공식 진출하지 못한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등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서비스가 되지 않은 지역에서 캐릭터 지식재산권(IP) 경쟁력만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특히 라인프렌즈는 지난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기간에 자사 캐릭터 상품을 100억원 가까이 판매했다. 2018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배 성장한 수치다.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포털의 올해 캐릭터 사업은 복병 코로나19를 만났다. 카카오IX와 라인프렌즈 신규 지역 진출 시 현지에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여는 방식으로 인지도를 높여 왔다. 오프라인 활동이 위축돼 이 같은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양사 모두 온라인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2019년 북미·일본에서 아마존, 중국에서 위챗·티몰·징둥 등에 입점했다. 라인프렌즈는 유럽 공략을 위해 3월 영국 아마존UK에 공식몰을 오픈했다.

카카오프렌즈 도쿄 오모테산도 팝업스토어 오픈일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카카오IX
카카오프렌즈 도쿄 오모테산도 팝업스토어 오픈일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카카오IX
카카오프렌즈 대만 가오슝 드림몰 팝업스토어 사진=카카오IX
카카오프렌즈 대만 가오슝 드림몰 팝업스토어 사진=카카오IX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