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전력 OLED가 온다"…스마트폰에 'LTPO-TFT' 상용화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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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갤노트·내년 아이폰 등
프리미엄 모델에 기술 적용 계획
전력 소모량 최대 15%까지 절감
배터리 증량 없이 고성능화 대응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중요한 기술 변화가 예고됐다. 차세대 저전력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삼성전자에서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 노트20(가칭) 탑재를 목표로 LTPO-TFT를 적용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TPO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 중 최고급 모델 적용을 계획하고 있으며, 애플도 차세대 아이폰 적용을 위한 LTPO 디스플레이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LTPO 아이폰 탑재는 2021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TFT 기술은 크게 아몰퍼스실리콘(a-Si),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옥사이드(산화물)로 구분된다. 아몰퍼스실리콘은 주로 대·중소형 LCD에 적용되고, LTPS와 옥사이드는 각각 스마트폰 패널과 노트북·태블릿·대형 TV 패널에 쓰인다.

LTPO는 전하 이동도와 안정성이 높은 LTPS의 장점과 TFT 균일성이 좋고 전류 누설이 적은 옥사이드의 장점을 합친 것이다. 한 픽셀에 LTPS와 옥사이드를 동시 배치하는 형태로 설계돼 디스플레이 구동에는 LTPS가, 스위칭에는 옥사이드가 이용된다.

LTPO 구조도(자료: LG디스플레이)
LTPO 구조도(자료: LG디스플레이)

LTPO는 모바일 기기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스마트폰은 5세대(G) 이동통신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부품의 고성능화로 전력 소비가 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지만 무작정 배터리를 늘리면 스마트폰 설계나 디자인에 방해가 된다. 배터리 부피가 커져 다른 부품을 배치하기 어렵고, 스마트폰 전체 디자인을 해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전력 소비를 줄이는 게 중요한 이유인데, 저전력이 특징인 LTPO 기술은 사용시간을 늘리기 위해 배터리를 키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여서 스마트폰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들을 충족시킬 수 있다.

LTPO 기술 적용 시 전력 소모는 5~15%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으로 따지면 90시간에서 100시간으로 늘어날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15년께 디스플레이 선두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LTPO 개발을 요청했다.

기술 난도가 상당히 높아 패널 회사들이 애를 먹었지만 꾸준한 연구개발 끝에 LTPO 기술은 애플워치4에 처음 적용됐다. 이후 삼성전자 갤럭시워치2에도 LTPO가 탑재됐다.

애플워치4(자료: 애플)
애플워치4(자료: 애플)

디스플레이 업계는 LTPO-TFT가 중소형 OLED 시장에 새로운 차별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와이옥타'로 불리는 터치일체형 플렉시블 OLED 기술을 확보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는 것처럼 LTPO-TFT도 차별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LTPO는 양산이 복잡하고, 공정수 증가에 따라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 확보뿐 아니라 수율, 양산 등 생산능력을 누가 경쟁력 있게 갖추느냐가 차별화의 중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TFT 종류 비교표(자료: LG디스플레이)
TFT 종류 비교표(자료: LG디스플레이)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