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데이터, '빛'의 속도로 전송…박효훈 KAIST 교수 연구팀 개발

100Gbps급 고속 데이터 전송용 광-전 인터페이스 구조도. <사진=박효훈 KAIST 교수 연구팀>
100Gbps급 고속 데이터 전송용 광-전 인터페이스 구조도. <사진=박효훈 KAIST 교수 연구팀>

반도체 칩 간 정보 이동이 혁신적으로 빨라질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빛을 이용해 개발한 이 기술로 고용량 정보 시대에서도 신속한 정보 교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한국반도체연구조합에 따르면 박효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은 100Gbps급 대역폭 정보이동이 가능한 광-전(光-電)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했다.

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인터페이스 기술은 '빛'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반도체 간 데이터 이동은 전기적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했다. 전기 신호, 즉 데이터를 지닌 전자가 구리선을 타고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속도가 채널당 10Gbps를 넘기 어려웠다.

그러나 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광(빛)-전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다.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해 다른 칩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면서, 채널당 25Gbps 속도를 구현한다. 이때 기존 구리선 대신 미세한 광섬유를 활용한다. 기존보다 2배 이상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됐다.

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인터페이스는 차세대 고용량 데이터 기술 구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업무 환경이 갖춰지면서 고성능 서버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버 컴퓨터 내 반도체 간 데이터의 전송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송 속도 뿐만 아니라 데이터 전송에 사용되는 전력도 감축할 수 있어서 환경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기반 인공지능 기술과 초고성능 서버 컴퓨터 운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반도체 업계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훈 KAIST 교수 연구팀.
박효훈 KAIST 교수 연구팀.

박 교수 연구팀의 기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미래반도체소자 원천기술개발 사업에서 개발됐다. 미래반도체소자기술개발사업은 반도체분야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하여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지원해 상용화할 수 있는 원천기술개발과 연구인력을 양성을 목표로 한다.

박효훈 교수는 "이번 기술 개발을 위해 10명의 연구원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