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기술 혁신 '나노·소재융합2030'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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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사업 '나노융합2020' 국산화 앞장
정부 투자 대비 400% 효율 달성 쾌거
과기정통부, 특별법 따라 예타 우대 선정
업계 "유망기업 발굴…밀착 지원 기대"

'나노·소재 융합' 기업이 글로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에서 괄목할 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정부와 관련 기관의 밀착 지원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어 화제다. 산업 현장에 숨어 있는 전도유망한 기업을 발굴해 '소부장 기술 혁신'을 이어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부장 기술특별위원회를 열고 '나노·소재융합2030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우대 사업으로 선정했다. 정부가 지난해 소부장 연구개발(R&D) 투자 및 혁신 대책을 발표한 이후 소부장 특별법에 따라 예타 우대 사업으로 선정한 첫 사례다.

나노·소재융합2030사업은 정부 부처와 민·관 협업을 통한 나노·소재 원천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다. 선행 사업 격인 '나노융합2020사업'과 유사한 콘셉트다. 이 사업은 정부 투자 대비 400% 효율을 달성할 정도로 많은 국내 기업이 소재 국산화에 성공하는 기반이 됐다. 이 사업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나노·소재융합2030사업 또한 국내 나노·소재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노융합2020사업을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기업으로는 유원, 에스엠에스, 파크시스템스 등이 꼽힌다.

유원의 기술 개발 로드맵. <자료= 유원>
유원의 기술 개발 로드맵. <자료= 유원>

유원은 제철소 제강 공정 가운데 압연 공정에 사용되는 복합소재 압연 롤 와이퍼 블레이드를 사업화했다. 그동안 일본 제품 성능을 따라잡기 어렵던 이 기업은 나노융합2020사업 지원을 받아 전자부품연구원이 보유한 탄소나노튜브 분산기술 등을 융합해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유원은 국내 유력 철강회사는 물론 해외 공장에도 납품하는 등 고객사를 크게 늘려 가고 있다.

에스엠에스의 기술 개발 현황. <사진=에스엠에스>
에스엠에스의 기술 개발 현황. <사진=에스엠에스>

프리미엄 TV, 스마트폰용 소재를 개발하는 에스엠에스는 한국세라믹기술원 기술을 이전받아 세계 최고 수준의 고굴절·고휘도 프리즘 코팅액과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업은 일본 소재를 대체하면서 나노융합2020사업 이후 8명을 신규 고용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사진=파크시스템스>
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사진=파크시스템스>

원자현미경 제작업체 파크시스템스는 지난해 나노융합2020사업 과제에서 원자현미경에 광학현미경 기술을 융합한 장비를 개발, 현재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세계 반도체 회사들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나노융합2020사업에 참여한 이들 기업은 자사 기술에 정부와 사업단의 전폭 지원이 곁들여져 효율성이 극대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길성 에스엠에스 최고경영자(CEO)는 27일 “창업 초기에 부족한 R&D 자금을 나노융합2020사업에 참여하면서 조달할 수 있었다”면서 “사업단 평가위원들의 엄격한 관리가 회사 성장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공 사례를 확대하고 국내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노·소재융합2030사업도 예타 우대 지정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사업 전반에 대한 전폭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부장 생태계 육성이 화두로 떠오른 지금 나노·소재융합2030사업이 국내 나노·소재융합 기업을 밀착 지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