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임상호 방사화학연구실 박사팀이 윤영상 영남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물을 흡착하는 핵연료 피복관 산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핵연료 피복관 안전성을 개선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연료 피복관은 부식에 강한 지르코늄 합금이 주 원료로, 원자로 내부에서 핵연료를 둘러싼 요소다. 그러나 고온·고압의 물과 핵연료 열에너지에 노출돼 표면 산화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는 원전 안전성을 저해하고 핵연료 성능을 좌우한다. 이번 연구로 밝혀낸 데이터를 활용하면 안전한 고성능 피복관 제조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국내 가압경수로를 포함,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3세대 개량 핵연료 피복관인 '지르코늄 합금 피복관' 수중 산화 반응을 실험했다. 실험 결과, 실온에서 물을 흡착하는 피복관 표면이 산화를 거치면 지르코늄 금속 비율이 46.4%에서 43.1%로 줄어든다는 것을 관측했다. 산화로 지르코늄 산화물이 생성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표면에 지르코늄 산화물이 생성된 피복관을 고온으로 달구면, 산화물이 분해되는 동시에 산화된 표면이 다시 금속으로 변하는 현상도 관측했다.
이 결과는 고온 환경 피복관 연구 해석자료로 사용될 수 있으며, 피복관 산화 부식 해석 및 중대사고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포항공대에서 운영 중인 원형방사광가속기를 활용했다.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으로 물을 머금고 있는 피복관 미세 표면구조를 분석해냈다.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은 시료에 엑스선 등 광원을 쏴 방출 광전자 운동에너지를 측정해 시료 산화 상태와 구성비를 도출하는 기법이다.
임상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방사광가속기 기반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피복관 물 흡착 메커니즘을 분석한 결과물”이라며 “안전한 원전을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