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외신 "삼성,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권자 잃을 위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월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외신은 삼성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삼성이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권자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전하며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그룹 경영자원 중 일부가 재판 대책에 쓰이면서 중장기 전략 수립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이 재판에서 몇 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한국 기업과 정부 사이의 민감한 관계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지난달 6일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때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 문제점을 언급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당시 “거액 투자 등 대규모 사업구조 전환이 필요한 경영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창업가의 구심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며 “특히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업계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 영장실질심사가 8일 열리는 가운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 등 잇단 재판과 구속 위기가 삼성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이 부회장에게 유죄가 선고된다면 대신할 인물이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보도했고, 미국 AP는 “삼성이 불안정한 반도체 시황과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 부재는 회사 의사결정 과정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삼성은 가장 중요한 결정권자를 잃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