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남의 기업가정신 바로보기]<2>직장인 창업과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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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장인은 자신의 진로에 고민한다. 그렇다고 창업을 결심하는 경우는 드물다. 고용을 늘리고 경제가 발전하려면 창업은 계속 늘어야 한다. 창업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고, 사회에서 많은 지원을 해 줘야 하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이라는 차원에서 감사해야 한다. 창업을 하려면 조금이라도 젊은 시절에 하는 편이 유리하다. 본인이 해 온 연장 선상에서의 일이나 관련 분야에서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인맥을 구축해 나가면 언젠가 좋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이나 유럽을 보면 창업이 취업만큼이나 일상화하고 있다. 우리 경우는 정말 드물다. 왜일까. 우선 기업가정신이 부족하다. 창업을 결심하는 과정도 기업가정신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자체도 기업가정신이다. 어떻게 이를 함양할 수 있을까. 사회 분위기가 창업을 권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상사맨으로서 항상 창업을 염두에 두고 직장생활을 해 왔다. 영국과 한국에서 창업해 4년 만에 회사를 매각하고 다시 직장생활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직도 창업을 꿈꾸고 아이디어를 메모하며 은퇴 후의 꿈을 현실로 이루겠다는 생각을 한다. 중도에 하차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자기 사업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알고 있다. 코스닥 등록업체 경영진의 면모를 보고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기업가정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사람이고, 사회 기여를 많이 하고 있다. 국내 팹리스 반도체 기업을 창업해 성공한 A사, I사 등 창업 성공사례는 물론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P사 등 무수한 창업자가 고용과 국부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하이테크뿐만이 아니다. 백화점 구두 판매 점원은 판매원 생활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신발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온라인판매 사업을 일으키고, 인테리어 회사에 근무하던 친구는 온라인 인테리어 포털 사업을 기획해서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해 꼬마빌딩을 매입하고 가치를 높이는 사업을 한다. 커피숍 체인 사업을 창업해 많은 체인점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람 등 이러한 많은 사람의 기업가정신을 우리는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가정신을 바라보는 기존 기업인과 관련 정부기관, 은행의 시각도 변해야 한다. 지금은 '사업을 하겠다면 혹시 우리 사업을 들고 나가는 거 아닌가' '잠재적 경쟁자가 될 텐데 싹을 잘라야 한다'는 등 부정적 시각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생각해 보자. 사업 다변화, 신규 사업 역시 각 기업의 고민거리다. 직원이 창업하려 할 때 이들을 지원해 간접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확대해 나간다고 생각해 보자. 과거 종합상사는 아프리카에 신발을 팔고 알래스카에 냉장고를 판다는 모토를 내걸고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 선봉에서 일해 왔다. 상사가 벤처 사업의 선봉에 서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벤처사업부를 설치해 직원 각자가 사업을 발굴, 창업하도록 장려해 보면 어떨까.

과거 문화를 수출이 아닌 창업으로 바꿔 수출 10억달러 달성이 목표가 아니라 창업 100건 달성이라는 모토로 하여 움직이면 어떨까. 물론 정부에서 규제 등 여러 문제를 개선해야 하겠지만 각 기업이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전 직원으로부터 받아보면 어떨까.

일부 대기업이 사내벤처를 시행하는 것으로 안다. 이를 더욱 활성화해서 모든 기업이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해 창업자를 지원하고, 상사는 창업 몇 건을 모토로 전문화해서 주도권을 가져가는 한편 모두가 얘기해서 주변에 크고 작은 성공 스토리가 많이 나오게 하고, 이에 자극받아 많은 직원이 창업하고 사회 전체가 기업가정신으로 무장돼 나간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을 해보자. 한국판 실리콘밸리가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한다.

우리 사회는 지나친 대기업 위주, 공무원 위주, 국영기업 위주의 문화이고 많은 직원은 직장에서 쫓겨나면 어쩌나 하는 소극적인 사회가 돼 가고 있는 듯 해서 걱정이 앞선다. 직장인, 기업경영층의 기업가정신이야말로 지금 기울고 있는 우리 시대를 바로잡고 다시 한번 번영의 시대를 구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코리아 대표이사 38cobha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