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병원?연구소?제약사?VC 한곳에 모아 K바이오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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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랩센트럴 구축을 위한 대규모 국책 사업이 추진된다. 바이오 스타트업과 병원·제약회사·연구소·벤처캐피털(VC) 등이 해당 분야 혁신주체가 대거 들어서는 바이오 특화 클러스터다. 스타트업에게는 입주공간을 제공하고 개별 기업이 구축하기 어려운 공용 연구장비와 각종 폐기물 처리 설비 등이 집적된 공용 인프라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원은 내후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목표로 'K-바이오 이노베이션 랩' 구축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최근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경제성과 입지적정성, 설계·구축 방식 등을 들여다 볼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1월 정부가 합동으로 발표한 '바이오산업 정책방향 및 핵심과제'에 담긴 한국형 랩센트럴 구축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다. 랩센트럴은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에 위치한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이다. 창업자에게 공동실험실과 연구장비 등을 제공하고 VC와의 네트워킹도 주선한다.

이미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기업이 현재 경북 안동에 벤처·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백신제조 위탁생산시설을 구축해 해당 지역을 백신클러스터로 조성하는 것과 같이 지역별로 분산되어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를 완전히 재정비 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K바이오 이노베이션 랩에는 우선 바이오분야 스타트업 50개사의 입주·보육시설과 회의실, 세미나실 등 사무공간과 스타트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험·분석 연구 장비와 실험 폐기물 처리 시설 등이 설치된다. 스타트업과 병원, 제약회사 등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 기업과 투자사 등이 정부와 공동으로 설립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 기업에게는 유니콘 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각종 연구개발(R&D)과 정책자금 등을 집중 지원한다. 발굴한 아이디어만을 위한 전용사업도 기획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K바이오 이노베이션 랩 구축사업은 정부의 기존 바이오 클러스터 지원 사업과 긴밀하게 맞물려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입지 역시도 현재 규제자유특구,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는 지역이 선정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 도입을 예고한 K뷰티 클러스터와도 연계하는 것이 목표다.

중기부에서는 이번 연구 용역에서 K바이오 이노베이션 랩 사업에 참여할 대기업과 병원, 연구소, VC 등 적절한 민간 사업자를 사전 검토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입지 선정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범부처 합동으로 추진하는 국책 과제인 만큼 이르면 내후년부터는 예산 편성을 마치고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간 유치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중기부가 선정하는 규제자유특구 가운데 바이오·의료 분야에 선정된 지자체만도 대구·대전·강원 등 3군데에 이른다. 울산 역시 게놈서비스산업으로 지난 6일 3차 규제자유특구에 지정됐다. 오송 등 이미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지자체도 여럿이다. 이미 대전과 오송 등 지자체에서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 수립 이전부터 랩센트럴·K뷰티 클러스터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규제자유특구 등 기존 바이어 클러스터와 연계하는 동시에 복지부의 의료·건강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지원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면서 “스타트업과 병원, 대기업 등이 함께 개방형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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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