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경주 지진' 실험으로 원전 안전성 확인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이 경주지진(규모 5.8) 발생 당시 지진파를 재현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국내 원전 구조물이 이를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연은 14일 국내 최대 진동대 실험장치를 보유한 부산대 지진방재연구센터에서 원전 구조물 지진 안전성 공개실험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진원지에 가장 근접한 명계리 지진관측소에서 계측한 지진파를 재현했다. 이를 국내 원전 구조물의 전형적인 형태인 높이 5m, 3층 규모 전단벽 구조물에 노출시켰다. 전단벽 구조는 수평하중에 저항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를 뜻한다.

김민규 한국원자력연구원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 박사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실험 진행 전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규 한국원자력연구원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 박사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실험 진행 전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실험 결과 이 구조물은 충분한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진가속도를 경주지진 최대치 3배 수준인 1g까지 증폭시켜도 안전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동 원전의 경우 신고리 원전 3~4호기는 내진 성능 0.3g, 이밖에 원전은 내진 성능 0.2g에 해당하는 내진설계가 돼 있다. 모두 지진규모 6.5~7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US NRC) 설계기준을 토대로 해 국내 발생하는 지진 특성을 온전히 고려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전단벽 구조는 지진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더욱 복잡해 이론 예측에 한계가 있었다.

경주 지진을모사한 진동대 실험에 사용된 높이 5m, 3층 규모의 전단벽 구조물
경주 지진을모사한 진동대 실험에 사용된 높이 5m, 3층 규모의 전단벽 구조물

원자력연은 이번 실험을 통해 원전 구조물 내진 안전성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향후 원전 내진 연구에 필요한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인길 원자력연 기기구조예측진단연구부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번 실험 결과로 원전 구조물의 지진 응답 예측기술을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다.

최인길 부장은 “이번에 진행된 공개 진동대 실험은 실제 국내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가동 원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통해 직접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실험 결과가 원전의 내진 안전성을 향상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