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28㎓ 5G 최고속도 마케팅 금지···6㎓ 이하 대역 활용 가속화

"세계 최고 통신 속도 소비자 호도"
미국 광고 심의기구, 중단 권고
저대역주파수 선회...커버리지 확보 고심
글로벌 이통 시장, 5G 주파수 선택 영향

버라이즌 로고
버라이즌 로고

미국 버라이즌이 2Gbps급 28㎓ 대역 5세대(5G) 이동통신 세계최고 통신 속도를 앞세운 마케팅을 중단하게 됐다. 5G 커버리지 문제로 곤혹을 치른 버라이즌은 3.5·6㎓ 등 저대역주파수를 5G망에 활용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28㎓ 상용화 선두주자 버라이즌이 밀리미터파(mmWave·초고대역주파수) 중심 전략을 지속할지 여부에 글로벌 이통사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미국 광고 심의기구 NAD(National Advertising Division)는 버라이즌 5G 커버리지와 속도에 관한 광고가 소비자를 호도할 수 있다며 중단을 권고했다.

NAD는 버라이즌 5G가 미국 전역에서 널리 이용 가능하며, 상용화 지역에서 광범위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한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지 광고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버라이즌은 2Gbps 또는 1.7Gbps급 5G 속도와 같은 문구를 마케팅에 활용하지 못하게 됐다.

NAD는 최고속도를 강조한 버라이즌 마케팅이 소비자를 호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민간 통신품질 조사에서 버라이즌 통신 속도는 실제 800Mbps~1Gbps 급으로 세계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접속율은 0.4%에 그쳤다. 버라이즌은 5G가 상용화된 35개시 내 모든 지역에서 최고속도를 기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용약관 등에 명시했지만, NAD는 소비자가 제대로 이해하기에 부족하다고 봤다.

NAD 조사는 경쟁사 AT&T 신고에 의해 이뤄졌다. 버라이즌은 미국을 비롯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28㎓를 주력 5G 망으로 활용한다.

AT&T는 850㎒·39㎓ 대역, T모바일은 600㎒·2.5㎓(옛 스프린트)·28㎓ 대역을 각각 5G망으로 사용해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있다. 버라이즌의 커버리지 약점을 공격하려는 경쟁사 전략이 주효했다.

버라이즌은 긴급하게 3.5㎓와 6㎓ 대역 등 저대역 활용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라이즌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내달 진행할 3.5㎓ 대역 경매에 사활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다.

버라이즌은 6㎓ 대역에 대해서도 FCC에 임시사용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FCC는 6㎓ 대역 1200㎒폭을 비면허 용도로 개방하며 이통사가 5G를 적용한 광대역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임시사용허가는 버라이즌도 6㎓ 비면허 대역을 일반 이통망에 적용가능할지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버라이즌은 저대역에서 활용가능한 면허대역과 비면허대역을 총 동원해 커버리지 확보 전략을 고심한다는 분석이다.

버라이즌은 프리미엄 단말기 판매호조에 힘입어 미국내 5G 가입자수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격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글로벌 밀리미터파 대표주자인 버라이즌의 행보는 글로벌 이통 시장에 시사점이 크다. 버라이즌이 밀리미터파 대역을 포기할 것이라고까지 예단하긴 이르지만, 커버리지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5G 상용화를 준비 또는 진행 중인 이통사가 5G 주파수를 선택하는데 있어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통 전문가는 “밀리미터파는 스마트공장 등에서 활용 가능성과 잠재력이 충분하지만, 3.5㎓ 등 저대역을 보완하는 형태로 활용될 것”이라며 “국내 이통사가 3.5㎓ 대역으로 5G망을 우선 구축한 것은 적합한 선택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