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급망 脫중국 조짐…韓 카메라 부품 입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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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갈등 속 수급 다변화 속도
삼성전기, 아이폰 렌즈 첫 납품
美 정부, 中 오필름테크 제재 조치
LG이노텍 모듈로 물량 대체 가능성

팀쿡 애플 CEO가 아이폰11 카메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팀쿡 애플 CEO가 아이폰11 카메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애플 카메라 부품 공급망(SCM)에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애플의 SCM 다변화 정책에, 미국 정부의 중국 기업 제재가 맞물리면서 국내 카메라 부품 업체들이 호기를 잡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애플 아이폰 카메라 렌즈 공급사로 진입했다. 삼성전기는 보급형 아이폰에 렌즈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구조(출처: LG경제연구원)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구조(출처: LG경제연구원)>

렌즈는 카메라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빛을 모아 상을 만들어 피사체를 재현하는 역할을 한다.

애플은 그간 아이폰 렌즈를 라간정밀, 지니어스 일렉트로닉스 등에서 조달했다. 대만 부품 업체인 라간정밀은 모바일 렌즈 분야 세계 최대 기업이고, 같은 대만 회사인 지니어스 일렉트로닉스는 이원화 업체로 알려졌다.

삼성전기가 애플 렌즈 공급사로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를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는 삼성전기는 사업 확장을 위해 애플을 신규 발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부품 수급 안정화와 원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삼성전기는 신규 렌즈 공급사로 선정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는 그동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를 애플에 공급해왔다. 이번에 렌즈가 새롭게 추가됨으로써 애플과 거래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도 애플 카메라 SCM 내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맡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중국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중국 기업 11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는데, 이 리스트에 아이폰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오필름테크가 포함됐다.

미 상무부는 구체적인 제재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해당 기업들이 미국 기술과 제품을 활용할 때 새로운 제한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오필름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애플 도면, 특허 등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반사이익이 다른 카메라 모듈 공급사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애플 카메라 모듈 최대 공급사인 LG이노텍 수혜가 꼽힌다.

LG이노텍의 TOF 모듈.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의 TOF 모듈.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애플 내 점유율이 50%를 넘을 정도로 기술력, 품질, 생산능력에서 경쟁사를 앞서 애플이 오필름 물량을 LG이노텍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오필름은 그간 저화소 모듈 위주로 애플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구미와 베트남 공장에서 애플 카메라 모듈을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 부품을 다변화하려는 애플과 거래선 확대를 추진하는 국내 기업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