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운드리 SMIC, 코로나19-무역분쟁 중에도 분기 최대 실적

SMIC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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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각종 대외 악재에도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중국 현지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는 반도체 물량이 SMIC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MIC 2분기 실적 현황. <자료=SMIC>
SMIC 2분기 실적 현황. <자료=SMIC>

12일 업계에 따르면 SMIC는 지난 2분기 9억3800만달러(약 1조1100억원)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약 6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00만달러 영업손실을 낸 것에서 160% 이상 증가했다.

SMIC는 코로나19 사태와 미국 제재 등으로 혼란했던 중국 반도체 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1분기 4700만달러 영업이익을 낸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상승과 함께 웨이퍼 출하량과 생산 능력, 가동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SMIC 매출 비중. <자료=SMIC>
SMIC 매출 비중. <자료=SMIC>

SMIC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중국 베이징, 선전, 상해 등에서 7개 팹을 가동하면서 총 143만5000장의 웨이퍼를 출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28만장보다 11.7% 오른 수치다.

SMIC의 성장은 중국 현지 반도체 시장 확대에 기인한다. 최근 중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투자로 반도체 설계 기업이 대폭 늘어나면서, SMIC에 칩 생산을 맡기는 업체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실제 SMIC 2분기 매출의 66.1%가 중국과 홍콩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고, 이 비율은 분기마다 점차 높아지고 있다.

SMIC는 아직 삼성전자, TSMC 등 파운드리 양강 기업이 내세우는 10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생산 인프라는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TSMC를 거친 양몽송 SMIC CEO 주도 하에 최근 14나노(nm), 28나노 공정 양산 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하는 등 '반도체 굴기' 속에서 반도체 강자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해 9월 SMIC 레티클 개발 인력 채용 공고. <사진=SMIC 웹사이트>
지난해 9월 SMIC 레티클 개발 인력 채용 공고. <사진=SMIC 웹사이트>

지난해에는 7나노 이하 미세 공정을 대응할 수 있는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준비하기 위해 경력직을 모집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SMIC는 3분기 9억4800만~9억6700만달러 사이 매출을 예상하며 또 다시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몽송 SMIC CEO는 “대외 환경이 불확실하지만 집적회로(IC) 수요 강세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거둘 수 있었다”며 “3분기에도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외 시장에서 고객사를 확보해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