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플라스틱 쓰레기 대란 위기와 시멘트업 역할

[ET단상]플라스틱 쓰레기 대란 위기와 시멘트업 역할

무분별한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로 인해 지구 환경이 위태롭다. 계란을 층층이 쌓아놓은 형국이다. 바다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돼 가고, 그 피해는 생태 사이클을 통해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온다.

인간의 몸 속에도 플라스틱이 쌓여 간다. 말 그대로 플라스틱 인간이 돼 가고 있다. 육지에서도 갈 곳 잃은 쓰레기가 흉물스러운 상태로 농촌 지역 곳곳에 버려져 있다. 전 세계에 매년 2억톤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1000만톤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

바다에 투기하는 쓰레기가 2016년 기준 1100만톤, 바다에 누적된 쓰레기가 1억5000만톤이다. 이 상태로 방치할 경우 2040년이 되면 바다로 투기되는 쓰레기는 2900만톤, 바다에 누적되는 쓰레기는 6억5000만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도 심상치 않다. 지구 환경에 무심하고 무례한 인류에게 분노한 지구가 인류문명의 목줄을 죄면서 숨통을 조이고 있다. 2050년을 예측하지만 당장 2030년이 걱정되는 판국이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기후 위기는 염려되지만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됐다. 지금은 우리에게 당면한 위기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과 기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플라스틱을 비롯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모든 소비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지만 당장은 인프라를 최적으로 활용해서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활용 가능한 인프라 가운데 하나가 시멘트 시설이다. 시멘트 시설 자체는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시설이다. 장기로는 탄소를 저장하는 석회석만으로 시멘트를 만들 게 아니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순환자원 원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시멘트를 쓸 수밖에 없다면 어차피 태울 수밖에 없는 플라스틱을 석탄(유연탄) 대체 연료로 시멘트 시설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시멘트 시설은 대용량 시설이기 때문에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시멘트 제조를 위해 고온 조건으로 가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전하게 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다. 석탄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다.

안타깝지만 당장은 최선도 차선도 아닌 차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쓰레기가 바다나 육지에 버려지는 것이 최악이다. 썩지도 않는 것을 묻어서 땅을 소비하는 것이 그다음 나쁜 선택이다. 쓰레기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면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처리하는 것이 좀 더 덜 나쁜 선택이다.

태우는 것이 당연히 최선은 아니다. 다른 대안이 있다면 태우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태우는 것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에 빠져서도 안 된다. 오염물질 배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최신 오염방지 시설과 감시 기술을 적용할 경우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소각 시설의 경우 다이옥신 배출량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계속 발전되고 있는 기술에 눈과 귀를 굳이 막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런 기술을 이해하고 기업들의 오염물질 배출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적극 이용하면 된다. 당면한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실용 대안을 적절하게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waterhea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