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특화 기술거래소 재추진...기술장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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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에 특화된 기술거래소가 설립된다. 개발된 기술·특허를 필요한 중소기업이 활용하면서 중기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다. 그동안 유명무실하기만 한 기술거래소를 보완,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으로 확대할 세부 전략이 중요한 것으로 관측된다.

기술보증기금은 중소기업 기술거래소 진출을 위한 사전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중소기업 기술거래소 설립의 필요성과 업계 요구, 객관적 상황 진단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기보 내에도 중소기업 기술거래 전담 조직을 설치한다. 실제 기술 거래 관련 신규 업무의 사업화 방안을 타진하기로 했다.

기보에서는 △지식재산권(IP) 신탁 수익증권 발행 서비스 △IP 경매 △기술자산 유동화 △중소기업 간 인수합병(M&A) 활성화 방안 △법원 IP 경매 위탁 방안 등을 기술거래소 업무로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회원제로 참여하는 한국거래소 방식부터 미국 등 여타 국가에서 운영되는 NTTC 등 기술 이전 전담 기관의 사례를 종합해서 최종 방안을 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술거래소 설립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이보다 앞서 정부에서는 기술 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0년 민·관 공동으로 한국기술거래소를 설립한 바 있다. 그러나 수요 발굴 부진과 금융 지원의 어려움으로 기술거래소는 2009년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로 통합돼 사실상 사라졌다. 기존 기술거래소 폐지 이후 기술 거래 시장은 10여개 기술평가 기관에서 기술 이전, M&A거래망 등 제각기 부수 업무 정도로 취급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처럼 기술 거래 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함에 따라 지난 10여년 동안 기술 평가, 기술 이전 등 관련 생태계의 움직임이 사실상 없었다. 민간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기술금융 확대 등 정부 정책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우수 기술을 갖춘 기업이 금융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도록 금융권 등에서 기술 가치 평가를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지만 평가받은 기술이 민간에서 거래되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벤처펀드에서 관련 기업에 소액을 투자하는 것이 전부였다.

기보는 단순 기술 평가와 거래 이외에 자체 금융 지원(대출, 보증)이 가능한 만큼 상대적으로 기술 거래에 강점을 띨 수 있는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실제 기술평가기관에 지정된 28개 기관 가운데 기보가 평가한 실적은 2018년 기준 전체의 80%가 넘는다. IP 보증 등 IP금융, 관련 공제 제도 등 기술금융 관련 실적과 경험을 보유한 만큼 여타 기관 대비 경쟁력 역시 갖출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중기특화 기술거래소 재추진...기술장터 목표

기술 거래 관련 소관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다. 중기특화 기술거래소를 설립하려면 기술이전법 등에서 부처 협의와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숙제가 있다. 기보 역시 중소기업 전문 기술거래소 지정을 위한 법·제도 정비 사안을 종합해서 살펴보기로 했다. 국회는 이보다 앞서 기술평가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통합된 기술 거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정보와 오프라인 교류를 연계하는 신개념 플랫폼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