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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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포럼]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시간을 줄이고 고객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목적으로 노트북과 휴대폰으로 무장시켜서 집, 고객, 회사 등 언제 어디서나 근무가 가능한 모바일 오피스가 지난 1995년 한국IBM에서 구현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05년에는 공무원의 분산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워크 센터를 마련, 여러 곳에서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 형태인 스마트워크 개념을 유행시켰다. 대면으로 보고에서 결제, 회의까지 우리나라 기업 문화로 말미암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가장 낮은 재택근무율 5%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순간에 모두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 이렇게 팬데믹은 많은 것을 바꿔 왔다.

유럽 인구 절반을 죽음으로 몰아간 15~16세기의 1차 팬데믹 흑사병으로 장원 경제에서 노동력이 부족한 현상이 일어나고, 농민은 더 나은 노동 조건을 찾아 다른 도시로 이동했다. 오랫동안 중세를 지배해 온 왕권·신권·영주 등 귀족층이 몰락하고 시민사회가 탄생,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지고 자유와 창의를 중요시하는 사회로 전환됐다. 증기기관 1차 산업혁명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증기 철도와 선박 등 이동 수단 발달로 지리상의 거리 제약에서 해방돼 변화를 일으켰으며, 상하수도 구축으로 새 도시를 세워서 근대 산업의 기초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100년 전인 1918년 여름 1차 세계대전을 수행하던 프랑스 주둔 미군 부대에서 시작해 세계로 퍼져 나가 2년 동안 창궐한 스페인 독감은 5000만명을 희생시켰다. 우리나라도 3·1 만세운동 1년 전에 무오년 독감으로 15만명이 사망했다. 이러한 2차 팬데믹은 전기 에너지 발명으로 대량 생산이 한층 가능해진 2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고, 상품과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물자가 풍요로워지고 중산층이 발달함에 따라 교육이 일반화함으로써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 발명으로 위생생활의 변화를 이끌었으며, 방역이라는 의료체계를 확립하게 했다.

3차 팬데믹인 코로나19는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바프 교수가 정리한 온라인쇼핑·디지털 콘텐츠 일상화 등 2025년에 활성화되는 서비스와 제품의 티핑 포인트를 앞당기고 있다. 18개월 프로젝트로 준비하고 있던 미국 유명 쇼핑몰 배달서비스 시스템이 3개월 만에 구축됐는가 하면 구축 후 여러 이유로 사용하지 않고 있던 영국 원격의료 시스템이 한순간에 해결됐다. 경험해 보지 못한 봉쇄,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서 모든 일을 해결해야 했다. 언택트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기고, 정보기술(IT)이 뒷받침했다.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화상통화 애플리케이션(앱) 줌과 같은 새로운 솔루션이 일반화하고, 디지털 러닝이 더욱 정교화됐으며,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면서 인트라넷을 설치하는 재택근무 솔루션이 급속하게 도입됐다. 집에서 IT 솔루션을 이용해 운동하고, 금융 거래를 하고, 쇼핑하고,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정부도 경제 회생 정책에 스마트 뉴딜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드론, 전기차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과 비즈니스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뤄 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 중심 사고와 데이터 활용을 통한 플랫폼 전략이 필수며,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제공으로 이동해야 한다. 성공한 기업이 되려면 계층 구조에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협력 모델로의 변화가 필요하고, 직원과 경영진이 업무에서 능통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등 서로 협력하려는 열망은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 업무에 대한 데이터와 의견을 지속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서 분산된 팀과 원격 근무자 간 균형의 역동성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에 소속돼 일하든 프리랜서로 일하든 정보 습득과 결정하는 능력을 독자 능력으로 향상시켜서 성공하는 프리에이전트가 돼야 할 것이다.

임규관 숭실대 글로벌미디어 학부 겸임 교수(공학박사) kklim0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