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 상호 뺏으려던 '한국타이어', 3차 소송도 패소…"수십억 배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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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결정을 무시한 채 중소기업이 쓰던 상호를 사용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이 소송 3차전에서도 패소하면서 최대 수십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한국테크놀로지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로고.
<한국테크놀로지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로고.>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대표 신용구)는 지난 5월 28일 법원에 제출한 간접강제신청이 지난 20일 받아들여져 코스피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대표 조현식)으로부터 상호 사용 등에 대한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상호 사용 위반일 1일당 일정 금액 지급을 명령해 달라는 한국테크놀로지의 간접강제신청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간접강제신청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해당 기간 손해 배상을 명령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절차다.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2민사부는 지난 20일 결정문을 통해 “상호 사용 금지 가처분 결정에 기초한 이 사건 간접강제신청은 이유 있다”면서 “자동차 부품류 제조 판매업과 이를 지배하는 지주사업 등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상호를 사용해선 안되며, 이를 어길 시 위반일 수 1일당 배상금을 지급하라”라고 판시했다.

결국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상호 사용을 중지하거나 위반일 하루당 간접강제 배상금을 한국테크놀로지에 물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조현범과 조현식 두 형제에 대한 형사고소 절차도 진행 중이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 21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최고 경영진인 조현범, 조현식이 '부정경쟁방지법(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한국테크놀로지는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려고 하는 '부정한 목적'을 인정한 법원 결정문에 근거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요건이 충분히 소명되는 등 형사적 문제가 분명하다고 판단, 형사 소송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법원 결정을 지속적으로 무시한 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상호를 무단으로 사용해왔다”면서 “조현범과 조현식 배임 횡령 재판, 하청 업체 갈등, 남매간 경영권 분쟁 등의 끊임없는 부정적 이슈로 인해 상호가 유사한 당사가 대외 이미지 추락, 주가 하락 등의 피해를 입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힘없는 중소기업을 거대 자본과 힘으로 누르려는 부당한 시도를 규탄한다”면서 “세 번의 소송에서 모두 지고 형사고소와 간접강제로 배상금을 물게 됐음에도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대기업이란 이름에 걸맞게 당장 상호 사용을 중지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1997년 설립된 기업으로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한국테크놀로지 상호는 2012년부터 8년째 사용 중이며 자동차 전장 사업 외에도 스마트 주차장 레이더, 센서 등 자동차 관련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기존 한국테크놀로지의 반발에도 3세 경영 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2019년 5월부터 사명의 사용을 시작했다. 계열사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한국아트르라스비엑스(옛 아트라스비엑스), 한국네트웍스(옛 엠프론티어), 한국카앤라이프(옛 에이치케이오토모티브)를 두고 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