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초고감도 생체 분자 검출용 디지털 라만 분광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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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정기훈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팀이 생체 분자 광학 검출 기술적 장벽인 신호대잡음비를 1000배 이상, 검출한계를 기존 대비 10억 배인 아토몰(10~18몰) 단위까지 향상시키는 디지털 코드 라만 분광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라만 분광법은 특정 분자에 레이저를 쐈을 때, 그 분자 전자의 에너지준위 차이만큼 에너지를 흡수하는 현상으로 분자 종류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통신 분야에서 잘 알려진 대역 확산기술(CDMA)을 생분자화합물의 라만 분광 검출법에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디지털 코드화된 레이저광원을 이용해 모든 잡음신호를 제거하고, 생화합물의 고순도 라만 분광 신호를 복원함으로써, 극저농도의 생분자화합물을 형광 표지 없이 정확하게 분석했다.

대역확산 라만분광 기술 개념도
<대역확산 라만분광 기술 개념도>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우울증 등 뇌세포와 관련된 신경 질환은 신경전달물질이 적절히 분비되지 않거나 불균형으로 분비돼 발생하는 질병이다. 조기 진단을 위해서 지속적인 신경전달물질 농도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극저농도 신경전달물질을 간편하면서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면 신경계 질환의 조기 진단율을 크게 높일 수 있고 신경 질환 환자의 치료 추적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신경전달물질 기반 기존 신경 질환 진단기술은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표면증강라만분광(SERS),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형광 표지 기반 센서로 측정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기존 신경 질환 진단기술은 검출한계가 나노몰(10-9몰) 이상에 그치며, 시료 전처리 단계가 복잡하고 측정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대역확산 통신기술의 뛰어난 잡음 제거 기술을 생체 분자 검출에 적용해 레이저 출력 변동, 수신기 자체 잡음 등의 시스템 잡음과 표적 분자 이외의 분자 신호를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표적 생체 분자 신호만 선택적으로 복원했다. 그 결과 생체 분자 신호의 신호대잡음비를 증가시켜 더욱 정밀한 검출한계를 달성했다.

대역확산 기반 디지털 코드 분광 기술은 직교성을 가지는 확산 코드로 암호화된 빛으로 생체 분자를 높은 에너지로 이동시켜 생체 분자에서 산란돼 나오는 빛을 다시 확산 코드로 복호화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표적 생체 분자의 산란 신호를 복원해 질병 및 건강 진단 지표, 유전 물질 검출 등에 응용할 수 있다.

또한 직교성을 가지는 확산 코드는 기존의 다른 신호처리 기술보다 잡음을 제거하는 성능이 우수해 신호대잡음비와 검출한계, 시간해상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대역확산 라만 분광 기술은 물질의 고유진동 지문을 측정하는 성분 분석과 전처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라만 분광 기술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의 기술적 한계인 낮은 신호대잡음비와 검출한계를 극복하는 기술로, 바이오 이미징, 현미경, 바이오 마커 센서, 약물 모니터링, 암 조직 검사 등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대역확산 분광 기술과 표면증강 라만 분광법을 접목시켜 별도의 표지 없이도 5종의 신경전달물질을 아토 몰 농도에서 검출해 기존 검출한계를 10억(109)배 향상시켰으며, 신호대잡음비가 1000배 이상 증가함을 확인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