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4>대학평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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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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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평가는 대학 재정 지원을 위해 수월성, 지역균형분배 등의 목적으로 운용된다. 대학평가 초기에는 일반형(협상형, 수식형) 기관 중심 평가를 시행했다. 지난 1997년부터는 목적형(시장형) 사업단 중심 평가와 이를 혼합한 혼합형(수식형, 시장형) 평가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2013년 발표된 고등교육 종합발전 방안에 따라 대학평가체제 개선과 구조조정 지속을 목표로 대학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2018년부터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를 넘어 2020년 이후 초과 정원이 급증하는 상황과 대학 질 관리 체계가 부재하다는 사회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운영된 대학평가는 세 가지 기본 방향 가운데 일정 정도 목표를 달성한 부분도 있지만 전반에 걸쳐서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원인은 평가가 민간이 아닌 정부 주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정책이 일부분 변경되고, 평가가 대학 재정 지원과 연계됨으로써 평가 대상인 대학들의 정량 지표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전시성 대학 운영이 이뤄지면서 운영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20, 2021학년도에는 학령인구 감소 추이에 더해 대학 지원자의 급격한 감소가 앞당겨짐에 따라 수도권 대학까지 대규모 미달이 예상된다.

이제 대학평가 패러다임에 분명한 변화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첫째 대학평가의 정체성 정립이 필요하다. 대학평가는 수요자인 대학진학 예정자, 기업 등에 대학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설정하되 부가 요인으로 재정지원사업, 대학구조조정 등과 연계를 도모한다. 대학평가 결과와 학과(학부)평가 결과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개, 수요자가 그 결과를 활용함에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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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대학평가 방식의 변경이 요구된다. 현재 진행하는 성과 중심 평가에서 성과를 얻기 위한 과정 중심 평가로의 전환이다. 또 대학본부 중심 면담이 아니라 학과나 학부 소속 교수, 행정 부서 교직원, 학생을 대상으로 한 면담 평가 비중을 높인다. 의견 수렴과 성과를 얻기 위한 대학 시스템 작동 및 환류 등의 대학 자체 질 관리 체계가 구축되도록 하고, 증빙 마련을 위한 교직원의 행정 업무 증가를 감소시켜야 한다.

셋째 대학평가를 위한 '고등교육평가원'(가칭)을 설립해 중립 및 독립 평가를 시행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평가 대상자가 평가 결과에 승복하고 향후 대학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도록 한다.

넷째 대학평가 결과 활용에서 우리나라만의 특수성, 대학 구조 편제, 교육 환경, 지역에서의 대학 역할, 국가에 필요한 중견·고급 인력 공급 등에 선제 대응을 위한 방안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 등록금 동결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 10년이 넘게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우수교원 초빙에 한계, 4차 산업혁명 인재 양성을 위한 장비·시설 구축의 어려움 등이 대학 교육 현장에 보편화되면서 대학 경영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 대학으로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대학평가가 정부 재정 지원과 연계됨에 따라 대학평가 본연의 목적 달성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대학평가 결과를 대학별 등록금 인상률과 연계하는 방안도 사회 합의를 거쳐 논의돼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논의가 뉴노멀 시대의 대학 변화에 대비한 대학의 준비와 변화를 유도하는 데 계기가 될 것이다. 대학평가 전반에 걸친 수정과 변화를 통해 대학평가가 정부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대학 건강성 회복과 지속성 확보를 위한 제도로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이승 대림대 교수
<이승 대림대 교수>

이승 대림대 교수 slee@daeli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