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1.2조원 승부수…헝가리 배터리 3공장 건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셀을 들어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셀을 들어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완성차가 모인 유럽에 최대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그동안 '선수주 후증설' 전략에서 벗어나 유럽에 연산 3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워 글로벌 배터리 톱플레이로 거듭 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헝가리 이반차에 배터리 제3공장 건설 투자금으로 1조27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의했다고 29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3공장은 30GWh 규모로 2024년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한다. 헝가리 코마롬 1·2공장이 17.3GWh 규모로 헝가리 3공장은 투자 규모로 회사가 유럽에 건설하는 배터리 공장 가운데 최대다. 30GWh는 한번 충전에 400km 이상 주행 가능한 43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내 착공을 위해 이반차에 70만㎡(약 21만평) 규모 부지를 확보했다. 축구장 98개에 달하는 규모다.

유럽 3공장은 오는 3분기 착공해 오는 2028년까지 순차적 투자가 이뤄지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총 투자 비용만 22억9000만달러(2조6000억원 정도)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에 출자한 자금은 전체 투자액의 절반이다. 추후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일정에 맞춰 외부 파이낸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최고 경영진은 헝가리 정부와 이날 오후 화상으로 이번 투자를 공식화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헝가리 씨야르트 피테르 외교통상부 장관과 몰너 터보 이반차 시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SK이노베이션 유럽 1공장인 헝가리 코마롬 공장.
SK이노베이션 유럽 1공장인 헝가리 코마롬 공장.

이반차는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남서쪽으로 50㎞ 떨어진 곳이다. 철도·도로 등 물류 인프라가 갖춰졌고 대도시와 가까워 인력 수급이 용이하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 투자를 결정에 힘입어 2025년 연간 생산능력 '125GWh+α'를 갖춘다. 추가 투자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10GWh 안팎 공장을 짓다가 30GWh 대규모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공격적 수주로 세계 3위권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41GWh에서 2025년 256GWh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의 핵심으로 추진하는 '그린밸런스 2030' 달성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파이낸셜 스토리' 기반의 ESG를 완성하려 미래를 향한 그린 모빌리티 사업을 더욱 키우고자 결정했다”며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는 리딩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