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포스코, 아르헨티나 염호 가치 '뻥튀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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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그룹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가 35조원이라고 밝힌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리튬 매장량이 정부의 공식 발표를 훨씬 웃도는 데다, 평가 방법에 대한 국제 기준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리튬 가격은 변동성이 커 몇 년 치 평균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현 시세를 바탕으로 가치를 '뻥튀기'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다음주 최정우 회장 연임을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포스코는 지난 3일,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 가치가 35조원으로 추산됐다고 발표했다. 또 발표 이후 추가 자료를 통해 '염호에 매장돼 있는 리튬을 생산해 현 시세를 적용, 판매시 누적 매출액은 35조원으로 전망된다'고 수정했다.

이 사이 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엠텍, 포스코ICT 등 그룹 상장사들은 줄줄이 시간외 시장에서 가격 제한폭(9.99%)까지 뛰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강판 등도 9%, 6% 넘게 올랐다.

포스코는 작년 말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톤보다 6배 늘어난 1350만톤임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글로벌 염수리튬 전문 컨설팅 업체인 미국 몽고메리가 국제 공인 규정에 따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밝힌 리튬 염호 매장량은 의문이다. 작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전체 리튬 매장량은 200만톤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염호는 이를 6배 이상 웃돈다.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발췌. [자료= 산업부 제공]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발췌. [자료= 산업부 제공]>

리튬 매장량은 평가 방법에 따라 '고무줄'이다. 세계적으로 400만톤에서 3900만톤까지 다양하게 추산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가스 등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매장량 등에 대한 국제 기준을 토대로 자산 가치를 발표한다”면서 “반면에 광물은 종류가 무수히 많기 때문에 여러 요건에 따라 매장량이 달리지고, 리튬은 해당 기업이나 평가 기관이 해당 내용에 대해 책임을 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염호는 염수형이다. 염수형은 경암형에 비해 탄산리튬 회수율이 10~20%에 그친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35조원 가치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리튬 가격도 변동 폭이 크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018년 3월 리튬 가격은 ㎏당 144.5위안화(RMB)를 기록하다 2020년 7월 33.5RMB까지 폭락한 바 있다. 또 이달 2일에는 77.5RMB를 기록했지만, 3년 전 5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리튬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의 영향이 크다. 향후 코로나19 진정세와 리튬 회수 기술 발달, 탄산나트륨 등 대체재 개발에 따라 가격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 가격은 변동성이 굉장히 커 현재 시세 기준으로 (염호) 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식으로 장부가치를 올리게 되면 급락했을 때도 바꿔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통은 몇 년치 리튬 평균 가격을 토대로 가치를 평가한다”면서 “심지어 아르헨티나 염호 상업화는 2년여나 남았는데, 그때까지 시세는 수없이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포스코가 굳이 이전에 냈던 아르헨티나 염호 자료를 각색해 배포한 것은 최정우 회장 연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오는 12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최근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다.

실제 아르헨티나 염호 자료는 같은 날 국회에서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 토론회가 열린 직후 나왔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과 노웅래·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회장 임기 동안 잇따르는 산업재해를 문제 삼고, 사퇴를 공개 압박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자료 배포 배경에 대해 “주관 부서에서 준비해서 낸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