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종합지급결제사업에 카드사 등 전통금융사 참여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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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전금법 체계 개편 후 디지털금융 산업발전 단계(자료-본지 취합)
<[표]전금법 체계 개편 후 디지털금융 산업발전 단계(자료-본지 취합)>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지정 자격이 배제된 신용카드 등 전통 금융사가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에 이들 전통금융사에 대한 제한 요건을 푸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 확인됐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이하 종지업자)가 사실상 준 은행, 준 카드사 지위를 부여받는 것이어서 빅테크와 전통 금융사 간 또 한 번의 디지털 금융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권 경계가 사라지고 플랫폼 중심 금융 환경에서 은행, 카드, 빅테크 간 업종을 넘나드는 경쟁을 예고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는 전금법 개정안 제36조의 4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지정 등에 대한 내용에 업자 자격을 금융회사도 포함될 수 있도록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금융위원회가 해당 수정 의견을 받아들여 빅테크와 핀테크 외에 기존 금융사도 종지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도록 법조문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금법 개정안이 빅테크나 핀테크만을 위한 법이 아닌 만큼 애초 종지업자 지정 자격에 기존 금융사도 포함했지만 개정안 조문에서 불명확한 점이 있어 이를 수정키로 했다”면서 “전자금융업자 외에 금융사도 종지업자로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법안소위 위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전금법 개정안에는 종지업자 기준을 '자금이체업자'로서 △상법에 따른 주식회사 △자본금 200억원 이상 등 자본금을 비롯해 물적 시설, 위험관리 기준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자본금의 경우 기존 자금이체업자는 최소자본금이 20억원인데 이를 200억원으로 크게 상향한 것이다. 이를 갖춰야만 금융위가 종지업자로 지정할 수 있다. 최소자본금 200억원은 기존 신용카드사에 적용되는 수준이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의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다.

종지업자는 마이테이터 산업의 결정판이다.

은행처럼 고객에게 계좌를 개설해 주는 방법으로 자금이체업을 하면서 별도의 등록 없이도 대금결제업과 결제대행업을 함께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지업자로 지정되면 일반 자금이체업자와 달리 전자지급 수단의 이용 한도를 정할 수 있고, 경영건전성 등을 저해할 우려가 없는 선에서 외국환업무·본인신용정보관리업 등을 부수 업무로 영위할 수 있다. 또 계좌 기반의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모든 고객의 최접점은 금융사 창구가 아닌 종지업자가 가져갈 수 있다.

다만 정부는 더욱 엄격한 요건 충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종지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금이체업자로의 등록 요건을 갖춰야 하고, 자기자본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동안 금융회사는 전자금융업자 범위에서 제외되는 규정(제28조)이 있어 종지업자로 지정받을 수 없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여신전문금융협회 중심으로 카드사 등 전통 금융사도 종지업자로 지정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이 제기돼 왔다.

최소 자본금 200억원이 과도해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핀테크산업협회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지업자가 모든 전자금융업을 할 수 있고 은행 고유 업무인 계좌 개설이나 금융결제망 참가, 대금결제 한도 등에서 특례를 받기 때문에 더 높은 건전성 규제와 이용자보호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표. 업종 개편에 따른 단계별 리스크 수준 (자료=금융위원회)

정부, 종합지급결제사업에 카드사 등 전통금융사 참여 허용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