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이스트소프트 인터넷포털 자회사 줌인터넷과 손잡고 새로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내놓는다. 복잡한 MTS에 거부감을 느끼는 2030세대 주식 초보자와 기존 MTS 시스템에 익숙한 투자자 모두를 타깃 소비자로 겨냥한다.
KB증권은 줌인터넷과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를 통해 오는 6월 새로운 MTS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다. KB증권이 기존에 제공하는 MTS는 스마트폰에 적합한 '마블', 많은 정보를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태블릿 용도로 개발한 '에이블 탭' 등 두 가지다. 시중 증권사 MTS의 경우 간편 로그인, 비대면 계좌개설 등 이용자 사용성 측면에서는 상향평준화가 이뤄져 차별화가 어렵다. 이 때문에 KB증권은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끈 MTS '로빈후드'처럼 간결성 확보를 이번 세 번째 MTS 핵심 콘셉트로 잡았다.
이보다 앞서 KB증권은 새 MTS 개발 등을 위해 지난해 9월 줌인터넷과 테크핀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를 설립했다. 중점은 주식 매매지만 앞으로 펀드,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이용자가 수요를 느끼는 상품을 MTS로 판매할 계획이다.
새 MTS는 기존 MTS가 초기화면에서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가 압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을 개선했다. 무거움과 복잡성을 덜어내면서도 필요한 기능을 이용자 성향에 따라 추가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된다. 이는 주식매매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캔들차트 정보까지 덜어낸 토스증권 MTS와는 다른 방향이다. 토스증권이 입문 단계 이후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측면을 보완한 것이다.
프로젝트바닐라 관계자는 26일 “초기화면에서 굉장히 많은 정보를 생략했지만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도 서랍에서 꺼내듯 추가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했다”면서 “처음 접할 때는 굉장히 심플해 보이지만 이용자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나는, 마치 게임과 같은 형태를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투자 콘텐츠다. 계좌 신규 개설 이후 투자에 막막함을 느끼는 초보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를 MTS에 담았다. 최근 투자시장 동향, 관심이 몰리는 종목 등 정보를 기존 증권사 리포트 형태에서 벗어난 '말랑말랑'한 형태의 콘텐츠로도 제공한다. 주식 초보자뿐만 아니라 전문 투자자도 이와 같은 투자정보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올해 MTS 시장은 기존 증권사와 핀테크 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월 공식 출범한 토스증권, 올해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증권 등 신규 시장 진입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토스증권은 출시 1개월여 만에 신규 계좌 200만을 확보, 리테일 분야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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