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아이오닉5' 車완성도 합격점...배려는 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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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용 플랫폼 공간 활용도 출중
7.5㎞/1㎾h로 공인 전비보다 높게 나와
초급속 충전 배터리 용량따라 달리 적용
기준점 알리지 않아 소비자 혼란 우려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5'를 시승했다. 이 차는 지금까지 현대차가 내놓은 내연기관차 기반의 개조형 전기차가 아닌, 처음부터 전기차를 고려해 만든 현대차그룹의 첫 전기차다. 전용 플랫폼인데다 구매 계획도 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시승했다.

결론은 계획대로 구매를 결심할 만큼, 만족스러웠다. 5년차 전기차 오너 시각에서는 주행성능은 다른 전기차와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기존에 없었던 파격적 실내외 디자인과 공간 활용도와 각종 첨단 편의·안전기능이 결정을 굳히게 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주행모습
<현대차 아이오닉5 주행모습>

시승은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에서 출발해 경기도 남양주의 한 글램핑장과 서울 천호동(EV스테이션 강동)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약 80㎞ 구간이다. 차는 롱레인지 2WD 모델,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컴포트 플러스 △파킹 어시스트 △디지털 사이드 미러 △비전루프 △실내V2L 등 현재 사전 예약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양들로 구성됐다.

이날 시승의 절반은 도심 운행, 절반은 적당히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렸다. 덥지 않은 날씨 탓에 에어컨은 거의 켜지 않았고, 평소처럼 회생재동 강도가 높은 'I-페달' 모드로 시승했다. 도착 후 차량에 표시된 에너지효율(전비)는 1㎾h당 7.5㎞가 나왔다. 공표된 복합전비(4.9km/㎾h)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전기차는 공인 복합전비보다 20~30% 좋게 나오기 때문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아이오닉5>

차는 밟는대로 시원하게 잘 나갔다. 대용량 배터리(72㎾h급)를 장착했지만, 무게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조향감이 부드러운 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치고 나가는 순발력도 역시 뛰어났다.

차안에 들어섰을 때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실내 디스플레이였다. 12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하나로 이어졌는데, 디스플레이 전체 외관을 화이트로 처리해 지금까지의 그 어떤 클러스터·계기판에서 느낄 수 없는 산뜻함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치 새 기종의 아이폰을 처음 접했을 때 느끼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유니버셜 아일랜드'라 불리는 센터콘솔은 앞뒤로 14㎝나 움직일 수 있어, 앞으로 바짝 당기면 운전자용 암레스트로, 뒤로 밀면 뒷좌석용 간이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다. 평소 전기차는 콘솔박스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더 반가웠다. 유니버셜 아일랜드의 활용성이 기대된다.

또 마음에 드는 건 목을 받쳐주는 시트였다. 보통 30분만 운전해도 목이 뻐근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오닉5는 뒷목을 받쳐주는 헤드레스트 설계가 내 몸에 맞아 편안한 운전 환경을 제공했다.

본격 주행을 시작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역시 옵션에서 빼길 잘했다는 생각을 바로 했다. 좌우 차량을 확인하려면 실내에 있는 모니터를 봐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유리창 밖 카메라로 자꾸만 눈이 갔다. 그렇다고 카메라가 작고 모양이 예쁜 것도 아니어서, 크게 탐이 날 정도는 아니었다.

아이오닉5에는 현재 현대차그룹이 확보한 모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적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이 뛰어나다. 특히 방향 지시등을 조작하면, 차로를 스스로 바꾸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2(HDA2) 기능까지 장착했다. 옆 차로에 차가 없을 때 작동해 보니, 자주 사용해도 될 만큼 안정적으로 차로를 바꿨고, 옆 차로에 차가 있을 때 알람과 조작을 통해 이를 막는 기능도 든든하게 느껴졌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충전 장면
<현대차 아이오닉 5 충전 장면>

이후 현대 EV(전기차) 스테이션 강동에 들러 초급속 충전을 경험했다. 여기서부터 아쉬운 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날 350㎾급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해 배터리 에너지 용량 50%에서 70%까지 충전했는데, 실제 충전속도는 100~120㎾에 불과했다. 350㎾ 속도를 기대했지만, 안전을 위해 저장된 에너지 잔량에 따라 충전 속도를 제어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는 이런 사실을 알 수 없다. 충전 속도에 따라 충전시간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배터리 잔량 어느 구간에서 어떤 속도를 지원하는지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다.

현대차 아이오닉5의 배터리 설정 화면
<현대차 아이오닉5의 배터리 설정 화면>

아쉬움은 또 있다. 클러스터에 급속충전 구간을 운전자가 설정하도록 해놨다. 급속 충전은 배터리의 충·방전 효율 저하나 열관리 차원에서 보통 급속 충전 구간을 최대 80%로 제한하는데, 아이오닉5에는 100%까지 운전자가 설정하도록 해놨다. 깜짝 놀라 현대차 측에 문의해보니 급속 충전 구간을 100%로 설정해도 80% 이후 구간부터는 완속(7㎾) 수준의 낮은 속도로 지원한다는 답을 받았다. 클러스터에선 안내하지 않은 내용이다. 클러스터만 봐서는 알 수 없다. 내 차가 계속 급속 충전되고 있다는 착각을 할 수 있다.

이날 시승한 아이오닉5의 1회 충전에 따른 공인 주행거리는 429㎞다.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짧다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타보면 안다. 운전 습관이나 도로·날씨 환경 등에 따라 429㎞나 500㎞은 큰 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 일각에서 고속으로 코너링을 달릴 때 차량 뒷부분이 코너 바깥쪽으로 밀리는 현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현상을 직접 체험해보려 했지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엄청 빠른 속도일 때나 발생하는 현상으로 예상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