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포르쉐 타이칸 4S '전비왕' 도전…"배터리 74%로 347㎞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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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가속·감속에 급출발 시도에도
국내 인증 주행거리 289㎞ 훌쩍 넘겨
최고 571마력에 '제로백 4초' 기록
전통과 미래 공존하는 디자인 눈길

'주행 시간 5시간 57분, 거리 347㎞, 평균 소비량 18.7㎾h/100㎞.'

11일 강원도 일대에서 포르쉐 최신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4S'를 타고 전비(전기차 연비)왕에 도전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총 6시간에 달하는 시승 시간 동안 국도와 고속도로를 포함해 347㎞를 달리고도 배터리 잔량이 26%나 남았다. 목적지에 도착 후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 거리는 123㎞였다. 시승차인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모델이 국내에서 인증받은 주행가능거리 289㎞다.

포르쉐 타이칸 4S.
<포르쉐 타이칸 4S.>

처음부터 전비에 집중해 달린 건 아니다. 완충 후 고성을 출발해 시승 중간 지점인 대관령까지 타이칸 4S의 강력한 성능을 느껴봤다. 적절한 가속과 감속은 물론 급출발도 시도했다. 에어컨 온도를 21도로 설정하고 오디오 볼륨을 높여 음악을 듣는 등 전력 사용량이 높은 장치를 마음껏 사용했다.

포르쉐 타이칸 4S.
<포르쉐 타이칸 4S.>

시승차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모델의 최고출력은 490마력, 최대토크는 66.3㎏·m 수준이다. 차량 하부에 깔린 93.4㎾h 배터리는 순간적으로 힘을 높이는 오버부스트를 사용하면 최고 571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런치 컨트롤 이용 시 정지 상태에서 100㎞/h를 4초 만에 주파할 수 있다. 내연기관 스포츠카 이상의 넘치는 힘이다.

포르쉐 타이칸 4S.
<포르쉐 타이칸 4S.>

스포츠 모드도 써봤다. 가속 반응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 가상의 엔진음이 실내로 유입되며 달리는 즐거움을 높여준다. 급격한 오르막과 구불구불한 와인딩 구간을 거쳐 대관령에 오르자 계기판상 주행가능 거리가 180㎞까지 떨어졌다. 최종 목적지인 고성까지 160㎞ 이상을 더 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주행거리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하산을 위해 내리막길에 접어들자 주행 모드를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하는 레인지 모드로 바꾸고, 회생 제동은 자동으로 설정했다. 타이칸은 디스플레이 내 트립 기능을 통해 회생 제동을 켜고 끄거나 자동으로 세팅할 수 있다.

포르쉐 타이칸 4S.
<포르쉐 타이칸 4S.>

해발 832m에 달하는 대관령 고갯길을 내려올수록 주행가능 거리가 상승했다. 처음 180km 수준이던 거리가 마지막에 250㎞까지 늘었다. 강력한 회생 제동을 통해 내리막을 달렸을 뿐인데 주행가능 거리가 70㎞나 늘어난 셈이다.

포르쉐 타이칸 4S 실내.
<포르쉐 타이칸 4S 실내.>
포르쉐 타이칸 4S 디스플레이.
<포르쉐 타이칸 4S 디스플레이.>

250㎞ 수준의 주행가능 거리를 확보한 시점부터는 타이칸 4S 전비를 극대화해보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다. 잠시 에어컨을 끄고 답답할 땐 창문을 살짝 열어 실내를 환기시켰다. 주행 모드는 가장 효율이 높은 레인지 모드를 유지했다.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도 부드럽게 밟도록 노력했다.

포르쉐 타이칸 4S.
<포르쉐 타이칸 4S.>

이후 160㎞가량을 더 달려 최종 목적지인 고성 송지호 해변에 도착했다. 시승 후 계기판으로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26%가 남았다. 국내에서 주행가능 거리 289㎞를 인증받은 타이칸 4S 배터리 총 용량(93.4㎾h)의 74%만을 사용해 347㎞를 달린 셈이다. 물론 평균 주행 속도가 60㎞/h에 이를 만큼 시승 코스가 한적한 도로였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타이칸 4S 시승 후 트립 화면. 약 6시간 동안 347km를 주행했다.
<타이칸 4S 시승 후 트립 화면. 약 6시간 동안 347km를 주행했다.>
타이칸 4S 347km 시승 후 계기판 화면. 배터리 잔량 26%가 남았고, 123km를 더 달릴 수 있다고 표기하고 있다.
<타이칸 4S 347km 시승 후 계기판 화면. 배터리 잔량 26%가 남았고, 123km를 더 달릴 수 있다고 표기하고 있다.>

이날 미디어 시승행사를 마련한 포르쉐코리아는 모든 시승 참가자 기록을 측정했는데 같은 코스를 비슷한 속도로 달린 총 10대의 시승차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달리기 성능에 중점을 둔 차량임에도 주행 방식이나 운전 습관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효율이 월등히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포르쉐 타이칸 4S 21인치 휠.
<포르쉐 타이칸 4S 21인치 휠.>

시승을 마치고 차량 내외관을 꼼꼼히 다시 살펴봤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는 전통과 미래를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911처럼 포르쉐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스포츠카 디자인 DNA를 기반으로 디자이너들의 영감이 더해지면서 포르쉐가 열어갈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포르쉐 타이칸 4S 운전대.
<포르쉐 타이칸 4S 운전대.>
포르쉐 타이칸 4S 기어 레버.
<포르쉐 타이칸 4S 기어 레버.>

실내는 더 독특했다. 운전대 좌측에는 마치 전자제품 전원을 켜는 것처럼 버튼을 살짝 눌러 출발을 준비하고, 우측에 자리한 작은 레버로 기어를 설정할 수 있다. 대시보드의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독립된 곡선형 계기판은 운전자를 향해 집중되도록 설계했다. 가운데 10.9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터치식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이날 시승에서 충전 체험을 하진 못했지만, 타이칸은 현존 전기차 최고 수준의 신기술로 충전 효율도 높였다. 기존 일반 전기차의 400V 대신 800V 전압 시스템을 처음 적용했다. 도로 위 급속 충전 네트워크의 직류(DC) 에너지를 활용해 5분 충전으로 최대 1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최적의 조건에서 최대 270㎾ 고출력으로 22분 30초 이내 배터리 잔량 5%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포르쉐 타이칸 4S.
<포르쉐 타이칸 4S.>

가격은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 가운데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타이칸 4S 기본 가격은 1억4560만원이며 시승차 가격은 배터리 용량을 키운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940만원) 등 여러 옵션을 더해 1억7000만원을 상회한다. 옵션별 가격은 통풍 시트 150만원, 21인치 휠 610만원,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320만원 등으로 모두 별도 비용을 내고 장착해야 한다.

강원 고성=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