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정동희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탄소중립시대, 미래지향적 전문가 조직으로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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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희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동희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대한민국 발전 경로를 보면 탄소중립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탄소중립 시대에도 공기처럼 실시간으로 최적의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전력거래소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정동희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력거래소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은 세계적으로 비차별적인 이슈로 우리나라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도전적인 과제라고 진단했다. 전력거래소는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전력시장과 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정 이사장은 “탄소중립은 우리나라에는 항공모함을 '변침(變針·항해 중인 선박에서 침로를 변경하는 행위)'하는 것과 같다”면서 “전력거래소가 탄소중립이라는 변침을 실행하는 과정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에 있는 비영리 특수법인이다. 발전사업자, 전기판매사업자 등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회원 조직으로 구성됐다. 전력산업에서 전력시장과 전력계통을 운영하고 정부와 함께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설계하면서 정부 전력정책을 지원한다. 전력산업에 시장경쟁체제를 도입한 2000년에 설립됐다.

정 이사장은 이달 전력거래소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설립 20주년을 맞은 전력거래소를 이끌면서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전력시장 개편 등 에너지산업의 굵직한 정책을 지원하고 시행해야 한다. 그는 전력거래소를 탄소중립 시대 미래지향적인 전문가 조직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또 커진 기관 규모에 걸맞게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왼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산업에너지부장(오른쪽)이 대담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왼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산업에너지부장(오른쪽)이 대담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대담=양종석 산업에너지부장

-이달 전력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했다. 소감은?

▲전력산업 전환기에 전력거래소 이사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올해 기관 업무보고를 받고 주요 현안사항을 파악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에너지전환 정책이 정치 쟁점으로 부상해 전력거래소에 대해 국회나 언론 관심도 매우 크다. 전력시장 참여 사업자가 5000개 회원에 육박할 정도로 이해 관계자도 많아지고 다양화됐다. 불과 한 달 남짓 시간이 지났지만 최근 기후위기 대응으로부터 시작된 온실가스 감축 기조와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산업 전 분야 '전력화' 등 세계적인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현장에 서 있는 느낌이다.

전력거래소는 올해 기관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전력거래소가 전력산업 탄소중립 실현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미래지향적인 전문가 조직으로 다시 한번 거듭나야 한다. 임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정부 정책을 잘 지원하고 국민 신뢰를 받는 공공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향후 3년 동안 전력거래소를 이끌어야 한다. 어떤 것에 가장 중점을 둘 계획인가?

▲향후 10년간 전력산업은 에너지전환과 4차 산업혁명 가속화로 '전력산업 선진화'를 넘어선 '국민참여형 에너지 플랫폼'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력거래소가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이 성공하도록 구체적인 실현 계획과 대안을 제시해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미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싶다.

우선 전력계획·시장·계통을 아우르는 전력거래소 대내외 위상과 역할을 확대하겠다. 실질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 환경성 등 사회적 가치를 강화하고 친환경 전원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력시장 제도를 개선하겠다. '에너지전환 최고 전문기관'에 적합하게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인력개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또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아 미래 발전 동력으로 활용하도록 전사적으로 준비하겠다.

특히 올해 전력 부문에 대한 국가 에너지전환 정책이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보다 강화하겠다.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을 위해 전력시장 제도를 고도화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 올해 중 'KPX형 ESG 경영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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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다르게 전력거래소와 이해당사자들이 많아지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례가 많다. 전력거래소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사안은 무엇인가?

▲신재생에너지가 공급되면서 생산하는 전력을 잘 조정해줘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조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이다. 변동성에 잘 대응하지 않으면 '블랙아웃(과도한 전력 소비로 일시적인 정전이 발생하는 것)'이 온다. 올해는 태양광도 최초로 '컷 테일먼트(강제 발전제한)'를 했다. 태양광은 아무래도 소규모 사업자들이 많다. 변동성을 잘 수용하려면 전력 신산업을 고도화해 흡수를 해줘야 하고 많은 투자와 역량이 필요하다.

-산업부에서 관료로 일했고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을 이끌었다. 전력거래소 이사장으로서는 이전 경험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직원 장점을 이끌어내고 싶다. 이전에 원장으로 근무했던 KTL은 1966년에 만들어진 기관으로 저와 같은 586세대다. 전력거래소는 창립된 지 20년, 기관으로 보면 MZ세대다. 실제 최근에 많은 MZ세대들이 들어오기도 했다. 탄소중립이라는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MZ세대와 궁합이 맞다. 매우 도전적인 과제니 기존 방식으로는 어렵다. 우리 구성원이 최근에 젊은 사람들이 있으니 잘 헤쳐나가고 기대를 부응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다. 586세대인 저도 시대 변화에 적응한 사람이 될 것이다.

-전력거래소 현원이 2018년 300명대에서 올해 500명 넘게 확대될 예정(2021년 4월 기준 정원 529명, 현원 484명)이다. 전력거래소 위상 또한 강화됐다. 커진 조직에 부합하는 전력거래소 역할은 무엇인가?

▲전력거래소는 공정하고 투명한 전력시장 운영과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그동안 전력거래소는 설립 목적을 기반으로 비용 기반 전력시장(CBP) 운영과 1년 365일, 24시간 안정적인 대국민 전력 공급을 위해 노력했다. 그 성과로 세계 최고 수준 고품질 전력을 국민과 산업 현장에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에너지전환, 신재생에너지 확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기술 도입 등 전력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에 요구되는 역할 또한 확대된 것이라 생각한다.

전력거래소는 커진 조직 규모에 걸맞은 다음과 같은 확대된 역할을 수행하겠다. 먼저 에너지전환 지원을 통한 저탄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기여하겠다. 전력산업 중추기관으로서 석탄 축소, 신재생 확대 등 환경변화에 부응하는 전력산업 새 패러다임을 설정하고 이를 전력시장과 전력계통 운영에 접목해 실현하겠다. 기존 전력시장·전력계통 운영에 안주하지 않고 친환경 전력공급 확대, 국민참여 기반 에너지신산업 육성, 수요자원 시장 제도 개선, 가격기능 활성화로 전력시장도 효율화하겠다.

커진 기관 규모에 걸맞게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겠다. 경영을 혁신하고 '한국판 뉴딜'을 뒷받침해 지역 상생,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 실현 노력을 확대하겠다. 윤리와 청렴을 강화해 국민에게서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공공기관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 또한 높아진 위상과 커진 조직 규모에 걸맞은 전력거래소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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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청와대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과 관련해 전력거래소에서는 어떤 과제를 추진할 예정인가?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한 전력시장 제도개편에 대한 사항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명시됐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실현을 위해 신재생 변동성 대응을 위한 유연성 자원 확대, 전력시장 다변화를 통한 전력시장 내 경쟁 촉진 등 기존 전력시장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부에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전력거래소에 시장제도 개편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할 것을 요청했다.

전력거래소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실현을 위해 차기 전력시장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학·연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장제도 개편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대안을 확보하는 것이 차기 수급계획 목표다.

재생에너지 확대 수용 대안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속응성 자원을 확충해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에 대응하겠다. 송전망 보강과 신설 계획 수립을 통한 재생에너지 입지와 송전 연계성도 확보할 계획이다.

한 마디 덧붙이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부존자원이 적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기주의가 발생하면 우리가 느끼는 고통이 굉장히 크다. 탄소중립은 에너지 이슈뿐만 아니라 전 산업 이슈가 다 엮여 있다. 에너지 '자립'과 '독립'도 상수로 고민해줘야 한다. 고통을 수반하지 않는 것은 없지만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특히 지역 이기주의가 팽배하면 우리한테 고통이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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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1962년생으로 충남 예산군에서 출생했다.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국방대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연세대 기술정책협동과정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기술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관료 출신이다. 관료 시절에는 녹색성장위원회 에너지정책국 국장, 국무조정실 산업통상미래정책관 국장,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관 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장,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원장 등 전문성을 갖춘 조직을 이끌었고 이달 전력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정리=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