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스타트업, 상생협력 지평 넓혔다

중기부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 운영
대기업 44곳 참여…395곳 지원 성과
SKT '반반택시' 등 성공모델 잇달아
신한금융지주, 1조원 펀드조성 목표

국내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업계에 든든한 조력사 역할을 자처, 상생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 내 사내 벤처팀 발굴·분사에 필요한 자원 지원은 물론 컨설팅, 데이터 공유, 투자자 연결 등 창업·벤처기업에 직접 밀착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상생협력 경험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3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운영해 온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에 지금까지 총 395개 사내벤처팀과 분사 창업기업을 지원했다. 이 사업은 대기업이 혁신 역량을 쌓은 분사 창업팀의 사업화를 중기부가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44개사가 운영기업으로 활동, 선순환 창업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성공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에서 2018년에 분사한 택시 호출 플랫폼 '반반택시'가 대표적이다. 모기업인 SK텔레콤이 T맵의 길안내·교통데이터 등에 대한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을 무상 지원해 주고, 사업 초기에는 사무실 등 운영 전반에 걸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듬해인 2019년 7월 반반택시는 정부로부터 규제를 유예받는 '규제샌드박스' 제도에서 모빌리티 분야 1호 사업자로 선정됐다.

현재 반반택시에는 승객 30만명에 기사 11만명이 활동하고 있다. SK가스, SBA 등으로부터 5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모기업의 지원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택시 호출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전반에 걸쳐 사업 협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스타트업, 상생협력 지평 넓혔다

창업기업을 직접 발굴·육성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민간금융회사 가운데 활발하게 창업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내년까지 총 2000억원을 출자해 모태펀드와 협업, 총 1조원 규모의 벤처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중기부의 '자상한 기업'에도 선정돼 있다.

그룹의 중장기 혁신금융 플랫폼 구축 사업인 'Triple-K Project'의 일환으로 서울·인천·대전·제주 등 전국 단위에 '신한 스퀘어 브릿지(S² Bridge)'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동식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개발한 '에바'는 창업기업이어서 기술 실증 테스트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스퀘어브릿지 인천의 1기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정, 인천스타트업파크 내 주차장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테스트하는 실증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훈 에바 대표는 “실증 레퍼런스 사이트 구축 지원을 받게 되면서 기술 검증은 물론 추가 비즈니스 모델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에 입주한 음악계 틱톡 '버시스'는 업무 공간에 대한 만족감은 물론 후속 투자의 용이함을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이성욱 버시스 대표는 “신한 자체 펀드가 있어 후속 투자에 대해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면서 “자칫 막연할 수 있는 펀딩 과정에서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