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변호사의 AI 법률사무소](22)ESG경영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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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유엔 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Environment Programme Finance Initiative)와 유엔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는 투자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발표했다.

연·기금 등 기관이 투자할 때 기업 재무지표 이외에 환경, 사회적 가치,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를 보라는 것이다. 바로 ESG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말한다.

환경은 기후온난화나 산업폐기물로부터 삶의 터전이 되는 생태계 조성이고, 사회적 가치는 노사관계·산업안전·개인정보보호·제휴업체·공동체와의 상생이며, 지배구조는 이사회 등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구조 마련이다.

기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는 기업의 윤리책임을 강조하고 준법과 홍보에 방점을 뒀다. 반면에 ESG는 적극적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지속 성장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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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MSG만큼 감칠맛이 나진 않지만 기업경영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다. 고도 성장기에 품질로 격차를 내기는 쉽지 않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건전한 지배구조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상품에 녹여 넣어서 파는 것이다. 고객도 경쟁 상품이라는 선택지가 있는 이상 부도덕한 기업의 상품을 소비하지 않는다. 그러나 ESG에도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ESG는 기업이 베푸는 은혜가 아니다. 그동안 기업 활동은 환경, 사회적 가치에 소홀하고 불투명한 지배구조 아래 이뤄진 측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근로자·제휴업체와 공동체 희생을 토대로 성장했다는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성과를 낼 수 있다.

둘째 인공지능(AI) 스타트업처럼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에 ESG는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ESG를 위해 인적·물적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상품·서비스 품질 제고에 매진하기 어렵다. ESG시스템을 쉽게 갖추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젊은 기업의 상품·서비스를 제값 주고 사는 문화도 중요하다.

셋째 ESG가 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꿀 투자 기준이 되고 있다. 그 결과 친환경·사회 기업에 이미 투자하고 금융가의 배만 불릴 수 있다. 투기자본에 대한 감시를 소홀해서는 안 된다.

넷째 기업 본질과 핵심 가치를 흐려서도 안 된다. 기업은 품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 만족을 끌어냄으로써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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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주주에게 높은 배당을 하고 임직원에게 높은 급여와 복지로 보답해야 한다. 이것이 시장 수요를 떠받치는 힘으로 순환될 때 경제가 발전한다. 기본 중 기본이 분명하게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ESG를 해야 한다.

AI 시대 ESG는 특이성이 있을까. 기존의 산업혁명은 품질을 높여 판매량과 매출을 올리는 데 목적이 있었다. 재고가 쌓이고 과잉 서비스가 넘쳐났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고객 수요를 정확하게 읽고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법으로 다가선다.

재고와 과잉 서비스가 없어져서 환경오염이 줄어든다. 다만 AI는 그 특성상 데이터 분석 및 상품화 과정을 알기 어렵다.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영업비밀까지 공개할 수 없지만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AI'(Explainable AI)이어야 한다. AI가 생명·신체 안전을 저해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는 영역에서는 AI 기업의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지배구조도 건전하고 투명해야 한다. AI 시대에도 ESG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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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sangjik.lee@bk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