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구축 국산 로봇으로...생기원, 다기능 농작업 로봇 개발

생기원 서남본부(광주)에 보관되어 있는 스마트팜 다기능 농작업 로봇들
생기원 서남본부(광주)에 보관되어 있는 스마트팜 다기능 농작업 로봇들

스마트팜 열풍이 세계적으로 뜨거운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스마트팜 구축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선보였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임대영 스마트모빌리티소재부품연구그룹 연구원팀이 스마트팜 구축에 필요한 운송, 방제, 리프팅 기능을 하나로 구현한 '스마트팜 다기능 농작업 로봇'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정해진 선로를 따라 움직이는 자율주행 플랫폼 위에 원하는 용도로 작업대를 교체해가며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 시스템'을 구현했다.

운송 작업대는 집하장까지 무인이송 가능해 농민들이 수레를 끌고 다니는 수고를 덜어준다. 방제 작업대는 농약 자동분사를, 리프팅 작업대는 높은 곳의 열매 수확과 온실 시설관리를 도와준다. 이 같은 통합 시스템 방식은 세계 최초다. 스마트팜을 보다 쉽고 저렴하게 구축, 대중화할 수 있다.

핵심기술은 농장 바닥에 설치된 마그네틱 선로 자력을 최대 20㎝ 높이에서 감지하고 따르는 '자계유도방식' 자율주행 플랫폼이다.

기존의 것은 전선에서 발생되는 전자파를 감지해 작동하는 '전자계' 방식이어서 전선 매설작업 및 별도 전자기기가 필요하다. 운용비가 높으며 전력공급이 끊어져선 안 된다.

생기원의 것은 자석 자체 자력만을 활용하므로, 값싼 마그네틱 와이어로 선로만 깔면 된다. 설치 및 회수가 쉽고 운용비도 저렴하다. 선로가 끊겨도 자력이 유지돼 유지보수 역시 간편하다.일반 노지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2019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남 고흥, 강진 일대 만감류 및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재배하는 스마트팜 6곳에 로봇을 시범 배치해 성능 검증을 진행했다.

실증 농장에서 지정 경로를 2.5㎝ 이상 이탈하지 않은 채 5시간 연속 주행을 마쳤다. 최대 200㎏ 수확물 운반과 36도 이상 경사로 등판도 가능했다. 온도 50도, 습도 80%의 열악한 온실 환경 속에 장시간 방치돼도 정상 작동해 우수한 내구성까지 입증했다. 로봇 1대가 2명분 노동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특장차 전문기업 화인특장(대표 최종석)에 지난해 11월 기술이전을 최종 완료해 상용화까지 이뤄냈다. 지난달부터 판매 마케팅에 돌입했다. 판매단가는 약 1000만원 내외다. 해외 제품 대비 3분의 1 이상 저렴하다.

임대영 연구원은 “생기원 대표기술인 키테크 성과 중 하나로, 자계유도방식에 자율주행 기술을 더해 얻은 성과”라며 “향후 지능형 로봇을 이용해 농작업의 85% 이상을 무인화할 수 있는 3세대 스마트팜 기술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술은 기관 고유사업으로 개발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특구육성사업(기술이전사업화과제)을 통해 화인특장에 이전됐으며, 농림축산식품부(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2019년 1세대스마트플랜트팜 산업화사업으로 실증을 완료했다. 관련 논문은 20편 발행되고 특허 15건이 출원 및 등록된 상태다.

이번 성과가 발판이 돼, 생기원 주관으로 14개 기관들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에 응모, 48개 과제 중 최대 규모(총 82억 원) 과제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