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168>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무응답 고객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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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기존 기업에 비해 창업 기업 사이에서 더욱 높은 듯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해당 기업이 고객데이터를 확보해 규명하고자 하는 일련의 내용을, 사실은 해당 기업에 데이터를 제공해 주지 않는 고객이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흔히 데이터를 제공해 주길 거부한 고객을 무응답 내지 누락 데이터라 부른다. 그리고 많은 기업은 이러한 무응답 내지 누락 데이터를 제외하고 데이터 제공을 허락한 고객 내용만을 바탕으로 기업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많은 회사가 신규 상품을 기획하기 위해 고객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하거나 인터넷이나 웹상에서 수집되는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당 회사가 정작 데이터를 통해서 알고자 하는 내용은 무응답자가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이 자사 고객 1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수행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과정에서 조사 대상자 중 30~40% 가까운 비율이 설문조사에 응답을 하지 않았다. 보다 구체적으로 조사 대상자 중 30% 가까이가 자신의 소득에 대해서 응답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 무응답자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통계분석을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한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적 해석에 앞서 무응답 원인부터 확인해야 한다.

만약 무응답자가 자신의 소득을 묻는 질문에 응답하지 않는 이유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관계로 설명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응답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실제로 금융회사 설문조사에서 무응답 비율이 높은 계층은 직업이 없는 저소득자와 고액 자산가가 많다. 그것은 이들 계층은 자신의 소득 수준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응답자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규 금융상품을 기획한다면 당연히 초고소득자를 위한 금융상품과 저소득자를 위한 금융상품을 개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상의 사례와 달리 많은 기업이 외부에 해당 고객데이터를 제공해 광고를 유치하거나 고객데이터 자체를 제공해 주기 위해 데이터를 확보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자사에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고객군과 그렇지 않은 고객군이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광고 유치 및 고객데이터 제공을 통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또 이러한 무응답 데이터에 대한 이해는 신규 사업을 수행하거나 해당 회사 스스로 광고나 홍보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준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저성장 기조 속에서 신규 사업이나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이 더욱 간절해진 상황이다. 이에 많은 기업이 고객 요구와 성향을 파악하고자 그 어느 때보다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업이 수행하는 이러한 노력은 기존 고객과 중복된 고객군만 추가로 모집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정작 신규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전혀 기질이 다른 고객을 유치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자라면 우리에게 데이터를 주지 않고 있는 고객은 아닌지 한번쯤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